[한경ㆍ공학한림원 토론마당] "강호순ㆍ숭례문 방화범 CCTV가 잡아"

"CCTV에 하루 170번 찍히는 건 문제"

"톨게이트,주차장,엘리베이터 등에서 우리는 하루에 170번 이상 CCTV에 노출되고 있으며 신용카드로 무엇을 사고 휴대폰으로 어디다 전화를 했는지 모든 정보가 기록되고 있다. 더 무서운 것은 이 같은 개인 정보들이 하나로 취합되면서 보이스 피싱 등의 범죄가 현실화되고 있다는 점이다. 이를 방치하면 걷잡을 수 없는 사회적 혼란이 일어날 수 있다. 예를 들어 장기기증을 등록한 의료정보가 노출될 경우 우리는 언제 어디서 암살을 당할지 모른다. "(정태명 성균관대 컴퓨터공학과 교수)

지난 16일 서울 역삼동 한국기술센터에서 '노출되는 개인정보,보호가 가능한가'라는 주제로 열린 '제35회 한경-공학한림원 토론마당'에 참여한 각계 전문가들은 정보통신 기술 발달에 따른 개인 정보 노출의 문제점과 정보 보호의 수준에 대해 열띤 토론을 벌였다. 주제 발표자로 나선 박광진 한국정보보호진흥원 개인정보보호지원센터 단장은 개인 정보 침해의 원인으로 △내부자의 고의적인 행위 △관리 소홀 △외부공격이나 해킹 △마케팅 목적의 오남용 등 4가지 유형을 열거한 뒤 "개인 정보가 노출되는 방법이 다양해졌기 때문에 이 같은 문제에 어떻게 선제적으로 대응해야 할 것인가를 심각하게 고민해야 하는 수준에 이르렀다"고 말했다.

김자혜 소비자문제를연구하는시민의 모임 사무총장은 "모텔이라든지 호텔과 같은 사적인 숙박업소에도 CCTV가 설치돼 있는데 이것이 어떤 식으로 활용될지 모른다"며 "자신 있게 개인 정보를 보호할 자신이 없다면 개인 정보 수집 행위를 최소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반론도 있었다. 곽대경 동국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개인 정보가 보호돼야 한다는 원론적 입장에는 동의하나 범죄 현황을 살펴본다면 우리들이 현재 가지고 있는 첨단 전문지식들과 정보들을 이용하는 것이 필요하다"며 "날로 지능화,기동화,흉포화되는 범죄의 상황에 맞게 우리도 대응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상석 CCTV공업협동조합 회장은 "남대문 화재사건의 범인이나 이번 강호순 사건을 잡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 것도 바로 CCTV"라며 "영상이 저장되는 기간은 30~60일 사이이며 소프트웨어프로그램에 의해 개인 정보나 사생활이 누출되지 않도록 충분한 장치가 마련되고 있다"고 밝혔다.

황경남 기자 knhw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