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실가스 이슈를 녹색희망으로 만드는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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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그룹 환경 비즈니스 3인방 김종완ㆍ박용진ㆍ원성희씨
"온실가스를 줄이려면 '전기 먹는 하마'인 데이터센터부터 손봐야 합니다. "
LG그룹 계열사와 외환은행,야후코리아 등 국내외 주요 기업의 데이터센터 운영을 맡고 있는 김종완 LG CNS 부문장.그는 2005년 이 같은 의견을 회사에 내놓았다. 기업들이 수집하고 보유하는 정보의 양이 빠르게 늘어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할 때 가까운 장래에 데이터센터로 인한 환경오염 문제가 대두될 가능성이 높다는 게 그의 예측이었다. 그의 전망은 그대로 적중했다. 데이터 서버를 구축할 때 기업들이 가장 먼저 전력 소모량과 탄소 배출량을 따지게 된 것.LG CNS는 김 부문장 덕에 업계의 변화에 선제적으로 대응할 수 있었다. 이 회사가 지난해 절감한 데이터센터의 탄소 배출량은 18%에 달한다. 김 부문장은 "2007년 3월 개관한 LG그룹의 연구시설 상암 IT센터를 만드는 과정에서 데이터센터 전력을 줄일 수 있는 다양한 실험을 할 수 있었다"며 "에어컨 대신 지역난방공사의 재생에너지를 활용해 생산하는 냉각수로 서버의 온도를 낮추는 등의 방법이 그때 개발됐다"고 설명했다.
LG그룹의 또 다른 '온실가스 감축의 달인'은 원성희 LG화학 차장이다. 그는 기후변화대응 태스크포스팀(TFT)에서 근무하며 다양한 온실가스 감축법을 개발,지식경제부 장관상을 받았다. 원 차장은 에너지관리공단이 추진한 온실가스 감축실적 시범사업을 통해 총 21건의 아이디어를 등록했다. 이 아이디어를 통해 지난해 감축한 온실가스는 15만6678??t(이산화탄소톤 · 각종 온실가스를 ?? 기준으로 환산한 t단위)에 달한다.
원 차장은 국내 기업 중 처음으로 사내 배출권 거래를 추진한 인물이기도 하다. 온실가스 감축 실적이 떨어지는 생산팀은 탄소 배출권을 옆 팀으로부터 사오게 하는 제도를 지난해 LG화학 청주공장 등에 도입한 것.실제 돈이 오가는 것은 아니지만 실적이 안 좋은 팀은 구매한 배출권의 양만큼 예산상의 불이익을 받는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원 차장은 "기업 활동으로 배출되는 모든 온실가스를 관리하는 총괄적 온실가스 관리시스템을 구축하는 게 올해 목표"라고 말했다. 외부에서 기용한 온실가스 전문가 중에는 박용진 LG전자 책임이 유명하다. LG전자는 4년여간 연구소에서 에너지 · 환경 컨설턴트로 일했던 박 책임을 지난해 기후변화대응 TFT로 스카우트했다.
박 책임은 유럽에서 시작된 항공사 탄소 배출권 거래제의 영향으로 유럽으로 수출하는 제품의 항공 운임이 오를 것이라는 예언을 적중시켜 업계에 이름을 알렸다. 현재 그는 LG전자의 온실가스 감축 전략을 수립하고 탄소 배출권을 확보할 수 있는 사업 아이템을 발굴하는 업무를 맡고 있다. 박 책임은 "온실가스 감축과 관련된 규제는 새로운 기회일 수 있다"며 "신성장동력이라는 관점에서 온실가스 이슈에 적극적으로 대응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송형석 기자 clic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