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폰 '영화ㆍ드라마'로 노키아 잡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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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LED 초고화질 자신감
1600개 콘텐츠 '무비 스토어'
영국서 다운로드 서비스
삼성전자가 유럽 시장에서 휴대폰 등을 통한 영화 · 드라마 콘텐츠 사업에 뛰어들었다. 이 회사가 올해 전략적으로 내세우고 있는 '휴대폰 화질 경쟁'을 주도하기 위해 콘텐츠로 무장하며 시너지 창출에 나선 것이다.
삼성전자는 최근 터치스크린 휴대폰에 기존 액정디스플레이(LCD)가 아닌 능동형 유기 발광다이오드(AM OLED) 화면을 장착하고 있다. 차세대 디스플레이로 각광받는 AM OLED는 칩 자체에서 빛을 발해 초고화질 동영상을 구현할 수 있다. ◆해리포터 · 다크나이트 등 1600여편
삼성전자는 20일 영국 시장에서 휴대폰이나 PC에서 영화,TV드라마 등을 내려받아 볼 수 있는 '무비 스토어'(www.samsungmovies.com) 서비스를 시작했다. 독일 프랑스 등지에서도 곧 서비스를 할 예정이다. 소비자들은 삼성 무비 스토어에서 다양한 비디오 콘텐츠를 다운로드받아 PC에서 바로 감상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휴대폰으로 전송해 언제 어디서나 보는 것도 가능하다.
현재 워너브러더스 파라마운트 유니버설 등 해외 유명 영화사에서 제공하는 최신 영화를 비롯해 총 1600여개의 비디오 콘텐츠가 담겨 있다. '해리포터' '다크 나이트'와 같은 할리우드 대작은 물론,인기 드라마 시리즈물인 'E.R.' '프렌즈' 등도 서비스하고 있다. 콘텐츠 가격은 다운로드 후 24시간만 재생 가능한 임대용은 2.49파운드(약 5000원),콘텐츠를 완전히 가질 수 있는 구매용은 4.99파운드(약 1만원) 등이다. 공짜로 볼 수 있는 동영상도 있다. 삼성전자가 영화 · 드라마 콘텐츠 서비스에 나선 것은 올해 휴대폰 사업 전략과 상통한다. 이 회사는 지난달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세계 최대 이동통신 전시회인 'MWC(모바일 월드 콩그레스) 2009'에서 고해상도를 자랑하는 AM OLED 화면을 장착한 휴대폰을 한꺼번에 선보였다.
3.7인치 대(大)화면을 장착한 옴니아HD와 울트라 터치 같은 AM OLED폰 판매를 늘리면서 화질 경쟁을 이끌어가겠다는 뜻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울트라 터치의 경우 180만대가량의 주문을 미리 받아놓은 상태"라며 "올해 내놓는 터치폰 가운데 AM OLED 화면 장착률은 절반이 넘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노키아,한판 붙자" 소프트웨어로 역공
하드웨어(휴대폰)와 소프트웨어(콘텐츠)를 묶는 삼성전자의 융합 전략이 점점 구체화되고 있다는 해석도 나온다. 영국의 시장조사 기관 CCS 인사이트는 "노키아 소니에릭슨 등 경쟁 업체에 맞선 삼성 컨버전스 전략의 확실한 진전"이라고 평가했다. 노키아 등이 휴대폰 애플리케이션(응용프로그램) 사업을 강화하며 소비자를 끌어들이고 있는 것에 대한 대응이란 분석도 나온다.
최근 삼성전자 TV 사업부가 화질을 강조하며 발광다이오드(LED) 제품군을 강화하고 있는 전략과도 맞물려 있다. 삼성전자는 앞으로 무비 스토어 서비스를 TV,MP3 플레이어 등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의 이 같은 움직임은 콘텐츠 TV와 같은 다양한 전자제품 판매에서도 시너지를 낼 수 있을 것"이라며 "글로벌 휴대폰 시장에서는 터치폰과 스마트폰에 이어 화질 경쟁이 주요 이슈로 부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안정락 기자 jr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