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게이트] 강금원 카드로 盧압박 '제3루트' 찾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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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택수ㆍ안희정씨 곧 조사노무현 전 대통령의 후원자로 알려진 강금원 창신섬유 회장(57 · 구속)의 횡령금 266억원 중 일부가 구 여권 인사에 유입된 사실이 속속 드러나고 있다. 이에 따라 박연차 태광실업 회장의 무차별 폭로에 이어 '강금원 뇌관'도 폭발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박 회장이 노 전 대통령 측에 건넨 100만달러(2007년 6월)와 500만달러(2008년 2월)를 앞세워 노 전 대통령을 압박하던 검찰이 노 전 대통령 측의 저항이 거세자 강 회장으로부터 노 전 대통령 공격을 위한 제3의 루트를 뚫으려 한다는 분석도 제기되고 있다.
13일 대전지검 등에 따르면 강 회장은 충북 충주 S골프장에서 가불 형식으로 끌어온 돈 가운데 6억원가량을 여택수 전 청와대 제1부속실 행정관(44)에게 건넸다. 돈을 건넨 시점은 여 전 행정관이 2004년 7월 집행유예로 풀려난 직후부터 2007년 7월 사이였다. 검찰은 이 돈이 불법 정치자금으로 드러나면 여 전 행정관을 수사할 계획이다. 강 회장은 "생활고를 토로하는 여 전 행정관에게 순수한 뜻으로 내 월급을 가불해 줬다"고 주장한 것으로 전해졌다. 고려대 부총학생회장 출신인 여씨는 청와대 행정관을 지내던 2004년 3월 롯데그룹에서 3억원의 불법자금을 받은 혐의로 구속돼 같은 해 7월 항소심에서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이에 앞서 검찰은 강 회장이 민주당 안희정 최고위원(44)에게 10억원가량을 제공한 사실을 밝혀낸 것으로 전해졌다. 돈의 정확한 규모와 성격을 파악하기 위해 계좌추적을 벌이고 있으며 불법성을 확인하면 안 최고위원을 불러 조사할 방침이다. 안 위원은 박 회장으로부터 상품권 5000만원어치도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검찰은 이와 함께 강 회장을 상대로 회사(창신섬유,시그너스골프장)에서 횡령한 돈 266억원의 나머지 사용처를 추궁하고 있다. 특히 이 돈의 일부가 노 전 대통령에게 흘러갔는지를 밝히는 데 수사력을 집중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또 강 회장이 2007년 9월 70억원을 들여 설립한 ㈜봉화의 자금사용 내역에도 주목하고 있다.
조성근 기자 trut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