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가에 '십중팔구 투자전략' 눈길

美증시와 반대로 투자 적중
여의도 증권가에 '십중팔구(十中八九) 투자전략'이 화제다. 코스피지수가 전날 미국 다우지수와 반대로 움직이는 현상이 두드러져 일부 펀드매니저와 애널리스트 사이에선 골치 아프게 주가를 전망할 것 없이 그냥 다우지수와 반대로 가기만 하면 십중팔구 들어맞는다는 주먹구구식 전략이 '농담반 진담반'으로 돌고 있다.

실제 24일 코스피는 다우지수가 0.89% 오른 데 따라 오름세로 출발했지만 결국 1.07% 하락세로 반전됐다. 전날인 23일에는 반대로 다우지수가 떨어졌는데도 코스피는 소폭(0.94%) 올랐다. 특히 지난 21일은 '십중팔구 전략'으로 큰 차익을 올릴 수 있었던 장이었다는 분석이다.

펀드매니저 K씨는 "지난 21일 새벽 다우지수가 3.56% 급락하며 8000선을 깨고 내려온 데 따라 코스피지수가 2% 넘게 하락하며 출발했지만 개인매수세가 대거 유입되면서 오후 들어 반등해 0.03%의 상승률을 보였다"며 "이에 따라 오전에 주식을 매수했던 매니저들은 큰 수익을 올렸다"고 전했다.

또 다른 운용사의 한 펀드매니저는 "국내 증시를 기준으로 보면 코스피가 상승하면 다음 날 미국 증시도 반등하는 일이 많아 '코스피가 월가의 '벤치마크'아니냐"는 말까지 나온다"고 전했다. 전균 삼성증권 연구위원은 "최근 약 2주 동안 코스피가 미국 증시 상황을 거의 반영하지 않고 횡보하는 장세가 지속되고 있다"며 "이 때문에 전문가들은 다우지수가 올라도 연속될지 의문을 갖고 오히려 전날 코스피에 미리 반영한 것으로 치부해 조정을 준비하는 경향이 있다"고 설명했다.

그렇지만 디커플링은 일시적인 현상일 뿐이란 지적이 많다.

김세중 신영증권 투자전략팀장은 "국내 증시가 지난해 하반기 미국보다 훨씬 더 큰 충격을 받아 하락한 상황에서 중국 증시의 회복과 환율효과 등으로 반등 탄력이 더 커진 것일 뿐"이라며 "코스피가 다우지수와 상관없이 간다고 단정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고 말했다.

문혜정 기자 selenm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