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 사진작가 조선희가 타 본 기아차 '쏘렌토R'

쏘렌토R와 두 번째 만남을 가졌다. 아는 사람은 알겠지만 쏘렌토R가 공개되기 전 기아자동차로부터 쏘렌토R를 인도받아 경기도 일원을 돌아다니며 사진 작업을 했다. 평소 인물을 위주로 사진을 찍던 터라 자동차를 피사체로 찍는 다는 것이 꽤 어렵게 느껴졌다. 잘못했다가는 자동차 광고 사진으로 오해 받을 수 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쏘렌토R를 보는 순간 그런 걱정은 그저 기우였다는 것을 금방 깨달았다.

잘 생긴 얼굴,군살 없는 날렵한 디자인,볼륨감 있는 근육질 몸매….쏘렌토R는 그 어느 것 하나 유명 탤런트들이 뽐내는 얼짱,몸짱과 비교해도 손색이 없었다. 처음 쏘렌토R를 봤을 때 이 차는 '남자'라는 느낌이 강하게 다가왔다. 하지만 사진 작업을 하면 할수록 쏘렌토R의 여성스런 섬세한 라인이 나를 매료시켰다. 보면 볼수록 라인에 깊이가 느껴졌다고 할까. 쏘렌토R는 이런 점에서 여성들도 참 좋아할 차라는 생각이 들었다.

인물들과 작업할 때와 마찬가지로 쏘렌토R와 작업하는 동안 생명이 있는 피사체로 생각하는 데 열중했다. 좀더 생동감 넘치는 사진을 원해서였다. 작업에 열중하면 열중할수록 쏘렌토R는 내게 '이쪽도 더 찍어주세요. 이쪽도 괜찮지 않아요?'라고 말을 건네는 듯했다. 당시 쏘렌토R와 보낸 시간들이 즐거운 추억으로 남겨져 있어 이번 두 번째 만남을 약속해 놓고 가슴이 설레였다. 이번 만남에서는 이 녀석의 요모조모를 한 번 체크해 보고 싶었다.

쏘렌토R는 종전 쏘렌토보다 훨씬 커진 느낌이다. 기아차 직원은 과거 쏘렌토보다 길이를 늘이고 높이를 낮춰 보다 균형잡히게 디자인했다고 설명했다. 운전석 시트에 앉았다. 천장 전체를 덮은 파노라마 선루프가 시선을 끈다. 봄 햇살이 가득 비쳐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특유의 여유로움이 묻어났다.

실내는 전체적으로 차분한 분위기다. 3개의 실린더 모양으로 만들어진 계기판은 고휘도 발광다이오드(LED) 조명으로 알아보기 편하다. 깔끔하게 정돈된 센터페시아(운전석과 조수석 사이의 오디오가 있는 공간)는 특색있는 붉은 톤 조명으로 경쾌한 느낌을 준다. 3열 시트는 사용하지 않을 땐 바닥처럼 평평하게 접힌다. 공간이 충분해서 부피가 큰 주변 장비들을 싣고 이동해야 하는 사람들에게 편리하겠다는 생각이 든다.

버튼 시동장치를 눌러 시동을 거니 R엔진의 경쾌한 시동음이 확 와닿는다. 제법 세게 달려도 실내는 조용했다. SUV처럼 차체가 큰 차들은 빨리 달리면 바람소리가 크게 마련인데 실내로 들어오는 소리는 그리 크지 않았다. 엔진 소리도 디젤차 같지 않을 만큼 조용했다. 오르막 길에서도 '힘이 남는다'는 느낌에 평지를 달리는 것만 같았다. 커브에선 차가 밀려 밖으로 빠지는 느낌이 없었다. 기본으로 장착돼 있다는 차체자세제어장치(VDC)의 힘이다.

브레이크 성능도 주요 체크 포인트.브레이크를 밟아보니 부드럽지만 밀리지 않고 확실히 멈추는 게 맘에 들었다. 에어컨에는 이온 발생기가 있어 쾌적한 실내를 만들었다. 운전석 시트에는 통풍시트가 땀이 차지 않게 시원한 바람을 불어줬다.

주차할 때도 후방 카메라가 있어 수월하게 주차할 수 있었다. 시승을 마치고 쏘렌토R 이 녀석의 등을 툭툭 쳐 주었다. 만족스러운 성능과 승차감에 오히려 내가 고마워해야 할 것만 같았다.

/사진작가 조선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