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짜 성형수술해줄테니 떠나지마오"…체코 의료계, 간호사 붙잡기 혈안

체코의 한 개인병원 간호사 페트라 칼리보도바(31·여)는 최근 2600유로(약 458만원)짜리 공짜 가슴성형과 복부, 허벅지에 지방흡입 시술을 받고 병원과 재계약 했다. 병원측이 재계약을 앞두고 고민하던 칼리보도바에게 몇 가지 특혜를 제안한 것이다.

26일 인터내셔널 헤럴드 트리뷴(IHT)에 따르면 체코공화국의 병원들이 간호사 인력 부족으로 정상적인 운영이 어려워지자 간호사들에게 공짜 독일어 강의와 한 달 이상의 장기 휴가, 성형수술 등의 인센티브를 제공해 붙잡아 두는 사례가 늘고 있다.체코 간호사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1200여명의 간호사들이 더 나은 임금을 받기 위해 독일이나 영국으로 이주했다. 체코 간호사들의 평균 월급은 약 900유로(약 159만원)로 버스 운전기사보다 벌이가 적은 것으로 조사됐다.

의료 전문가들은 간호사의 상대적 저임금이 체코 공공의료 부분에서 5000명에 이르는 간호인력 부족 현상에 이르게 했다고 분석하고 있다.

개인병원 이스케어 관계자는 "공짜 성형수술 혜택을 제공한 이후 지난 3개월간 간호사 지원자가 10% 가량 증가했다"며 "이는 간호사들의 전반적인 월급을 인상하는 것보다 상대적으로 적은 비용이 든다"고 설명했다.병원 측이 제공하는 성형수술을 받은 간호사들 또한 이에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로 이들은 좋은 외모를 가진 간호사가 의료기술도 좋다는 잘못된 사회인식 탓에 중압감에 시달리고 있었다. 성형수술을 받은 한 간호사는 병원 측과의 인터뷰에서 모델처럼 일직선으로 똑바로 걸어 보라는 요구까지 받았다고 IHT는 전했다.

그러나 병원들의 '공짜 성형수술 제안'은 여성 운동가들의 비난을 사고 있다.
여성운동가들은 "의료기관이 성형수술 같은 특혜를 제공해 의료기관으로서 모든 신뢰를 잃고 있다"며 "이런 행동들은 의료기관이 아닌 '에로틱 살롱(erotic salon)'에서나 나올 법한 일이고 여성들을 매춘부로 전락시키는 행위"라고 비난했다.

한경닷컴 김은영 기자 mellis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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