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우, GM 빠지고 시스코 입성…반등장 상승탄력

미국 제조업의 간판 기업이던 제너럴모터스(GM)가 1일 파산보호를 신청하면서 뉴욕 증시 다우지수 구성종목에서 탈락하는 수모를 당했다. 한때 월가의 대표주자였던 씨티그룹도 제외된다. 대신 오는 8일부터 정보기술(IT) 업체인 시스코시스템스와 씨티그룹에서 분리된 보험사 트래블러스가 새로 편입된다. GM은 1915년 처음 다우지수에 편입됐다가 1916년 지수에서 빠진 후 1925년 재편입됐다. 정부가 구제금융을 투입하면서 부분 국유화된 씨티는 1997년 지수에 편입됐다가 12년 만에 빠지게 됐다.

GM과 씨티가 퇴출되고 시스코시스템스와 트래블러스가 편입되면서 증시에 긍정적인 영향이 기대되고 있다. 1일 파산보호를 신청한 GM의 경우 그동안 주가가 너무 빠져서 지수에 별다른 영향을 미치지 못했는데 주가가 높고 상승 가능성이 있는 신규 종목들이 편입되면서 지수가 탄력을 받을 가능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다우지수는 시가총액을 기준으로 하는 코스피지수와 달리 30개 대표종목의 주가를 기준으로 산정한다. 따라서 고가 주식일수록 지수에 미치는 영향이 커진다. GM은 이미 주가가 너무 빠져서 다우지수에 별다른 영향을 미칠 수 없는 상황이다. 이날 기준 GM 주가는 0.75달러로 다우지수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0.06%에 불과하다. 씨티그룹도 주가가 3.69달러로 비중이 0.33% 수준이다. 반면 새로 편입되는 시스코시스템스와 트래블러스는 주가가 각각 19.50달러와 41.91달러로 지수 내 비중이 1.7%와 3.6% 정도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의 하워드 실버브랫 애널리스트는 "GM처럼 주가가 1달러도 안되는 종목이 퇴출당하고 고가 주식이 편입되면 지수의 변동폭이 커지게 된다"고 밝혔다.

신규 편입종목들의 주가가 오를 경우 지수가 많이 오르고 반대로 떨어질 땐 지수를 더 많이 끌어내릴 수 있다.

이경수 신영증권 연구원은 "다우지수에서 자동차(GM)가 빠지고 IT(시스코시스템스)가 추가되면서 다우지수를 추종하는 글로벌 인덱스펀드들의 IT종목 편입 비중이 높아지는 효과가 예상된다"며 "이것이 외국인의 국내 IT 주식 매수로 이어질 수 있을지 주목된다"고 설명했다. 시스코의 다우지수 종목 편입은 그동안 블루칩을 대표한다는 다우지수에 변변한 IT 기업이 없었다는 지적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주가가 지수에 '충격'을 줄 정도가 아니라는 점도 고려됐다는 분석이다. 구글의 경우 주가가 426.56달러이기 때문에 지수에 편입될 경우 비중이 너무 커지게 된다. 트래블러스의 편입은 대형 금융사인 씨티가 빠진 자리를 대체한다는 의미가 있다. 하지만 종목 교체가 증시에 미치는 영향력이 미미할 것이란 의견도 있다. 다우지수의 영향력이 전보다 덜하고 많은 투자자들이 S&P500지수를 벤치마크로 삼고 있기 때문이다.

한편 고가 종목이 지수 구성종목에 편입된다고 해서 당장 다우지수의 상승폭이 커지는 것은 아니다. 전날의 지수를 새 기준에 맞춰 조정해주기 때문에 지수의 연속성은 유지된다. 예를 들어 편입종목이 바뀌기 전의 지수가 100이고 편입종목이 바뀐 후 단순계산한 다음날 지수가 110이라고 가정할 경우 10%가 올랐다고 보는 게 아니라 전날지수(100)를 신규 편입 종목을 넣고 재산정(예를 들면 105)한 뒤 변동폭을 재산출한다. 재산정한 전날 지수(105)를 기준으로 다음날 지수(110)가 얼마나 움직였는지를 계산하면 4.8% 오른 것으로 나온다. 이 변동폭이 다우지수의 실제 변동폭이 돼 다음날 지수는 104.8이 된다.



박성완/장경영 기자 ps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