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여록] 가든 파이브 '분양률 부풀리기'

서울시는 청계천 복원 당시 이 일대 상인들의 이주 대책으로 개발 · 분양 중인 복합 상가 가든파이브(송파구 문정동 위치)에 대한 보도자료를 15일 배포했다. SH공사가 최근 청계천 이주상인을 대상으로 실시한 특별 분양에서 44%를 분양하는 등 활기를 띠고 있다는 내용이었다. 이처럼 분양률이 높아지면서 9월로 예정된 '그랜드 오픈'의 전망도 밝아졌다는 해석까지 곁들였다.

실제 그럴까? 가든파이브 분양현장을 둘러보면 관계자들은 '청계천 상인들이 이주를 거부해 텅 비어 있다"며 "가든파이브의 청약률이 30%를 넘기기 힘들 것"이라고 말한다.

이 같은 상황과 보도자료는 왜 다를까. 일단 수치부터 검증해 봤다. 가든파이브는 가，나，다 등 총 3개 블록 8360개 점포로 지어졌다. '가 블록'은 5358호로 일반분양분으로 남겨놓은 1434호를 제외한 3924호가 이번 공급 물량으로 나왔다. 여기에 분양을 신청한 물량은 1729호.44%는 1729호를 '가 블록' 특별분양분인 3924호로 나눈 수치다.

하지만 분양률 통계를 내려면 '가 블록' 특별분양분만이 아닌 단지 전체 점포 수인 8360호가 기준이 되는 게 맞다. 게다가 서울시는 '나,다 블록'의 특별분양 청약률이 각각 11.9%，5.4%에 불과하다는 사실은 보도자료에 밝히지 않았다. 이를 감안한 전체 단지의 청약률은 약 28%로 본지가 지적한 대로 30%에도 미치지 못한다.

가든파이브의 저조한 입주율은 당초 취지와 어긋난 SH공사의 과욕에서 비롯됐다는 게 청계천 상인들의 지적이다. 한 상인은 "전매도 못하게 막아놓은 상황에서 영세한 상인들이 신청하기에는 분양가가 너무 비싸다"고 말했다. 실제 공급면적 72㎡(22평)짜리 점포의 최고 분양가는 5억7000만원에 달한다.

SH공사는 15일부터 이주신청을 하지 않은 상인들(약 6만여명)로까지 대상을 넓혀 또다시 분양에 나선다. 이번에도 분양이 안되면 아예 일반분양으로 돌린다는 계획이다. 조성원가로 공급한다는 특별분양이 저조한데 정상가로 나올 일반분양이 제대로 되기는 어렵다. 특별분양 실적이 부풀려져 보도됐을 경우 일반분양을 받으려는 투자자들은 투자판단을 잘못 내릴 수 있다. 서울시와 SH공사는 분양 의욕에 앞서 상인들이 왜 안 오는지부터 생각해봐야 한다.

이호기 건설부동산부 기자 hg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