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울진 原電 '덤핑' 막으려다 또 유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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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일 세번째 입찰…성사는 불투명총 사업비 1조5000억원 규모의 초대형 국책사업인 '신울진 원자력 발전소 1 · 2호기' 공사입찰이 두 차례나 무산됐다.
17일 신울진 원전 발주처인 한국수력원자력(이하 한수원)과 건설업계에 따르면 신울진 원전공사 입찰이 지난 16일 유찰된 데 이어 이날 재입찰에 부쳐졌으나 (입찰가격) 적정성 심사를 만족시키지 못해 또다시 유찰되고 말았다. 한수원은 이에 따라 18일 입찰조건 변경 없이 세 번째 입찰을 실시키로 했다고 밝혔다. 신울진 원전 입찰이 두 차례 연속 유찰된 것은 저가 덤핑입찰을 막고 부실시공을 차단하기 위해 적정성 심사가 강화된 때문으로 풀이된다. 이번에 적용된 '최저가 1방식'에서는 전체 공사비는 물론 본관건물 신축공사와 터빈발전기,원자로설비 설치공사 등 26개 세부 공종별 공사비의 적정성 여부를 꼼꼼히 따진다. 터무니없이 낮거나 높은 가격을 써낸 부적정 공종이 30% 미만인 업체(컨소시엄)가 2개 이상돼야 입찰이 성립되도록 했다.
하지만 현대건설 대우건설 삼성건설이 각각 주간사를 맡고 있는 3개 컨소시엄이 최저가입찰의 '바늘구멍'을 통과하기 위해 저가경쟁을 벌였고 그 결과 부적정 공종이 늘어난 게 유찰의 직접적 원인으로 보인다. 한수원은 최저가입찰이란 국가계약법상 준칙을 적용하되 부실시공을 막기 위한 보완장치를 마련했으나 향후 원전시장을 주도하려는 건설업체들의 입찰전이 과열되면서 연속 유찰사태가 빚어진 것이다.
건설업체들이 과열 경쟁을 벌이는 이유는 향후 발주가 예정된 신고리 5 · 6호기,신울진 3 · 4호기는 물론 2030년까지 총 1300조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되는 세계 원전시장에서 경쟁력을 갖추기 위한 필사의 노력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국내 원전건설시장에서 독보적 위치를 점하고 있는 현대건설은 다른 건설사에 이런 기회를 절대로 뺏길 수 없다는 입장이고 삼성 · 대우건설은 이번에 대규모 원전시공 실적을 쌓아야 하는 상황이다.
이번 신울진 1 · 2호기 입찰에는 현대건설 컨소시엄(SK건설 GS건설),대우건설 컨소시엄(두산중공업 포스코건설),삼성건설 컨소시엄(대림산업 금호건설)이 참여했다.
장규호 기자 daniel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