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PD수첩' 기소] 조작된 '공포'로 사회적 손실 3조 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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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이 발표한 PD수첩 사건 수사결과에 따르면 작년 4월 방영됐던 PD수첩은'(현 정권 등에 대한) 증오심과 적개심'에서 의도적으로 왜곡 · 편집된 한편의 '공포드라마'다.
이 드라마가 한국사회에 미친 영향은 실로 엄청났다. 작년 4월17일 한 · 미 쇠고기 협상이 타결됐을 때만 해도 협상의 적정성에 대한 평가는 유보적이었다. 그러나 4월29일 PD수첩이 '미국산 쇠고기,과연 광우병에서 안전한가' 편을 내보내자 상황은 급변했다. 제대로 된 정보가 없는 상황에서 공포드라마를 접한 일부 국민들 머릿속에는'미국산 쇠고기→광우병 쇠고기→광우병 감염'이라는 막연하면서도 절대적인 인식이 생겨났고 이는 대규모 촛불집회로 이어졌다. PD수첩 방영 직후 본격적으로 타오르기 시작한 촛불은 5월 초부터 8월 말까지 118일간 계속됐다. 촛불집회 참가인원은 경찰 추산으로 93만2600여명에 달했다. 과격 촛불시위,소모적 논쟁 등에 대해 한국경제연구원이 추산한 사회적 비용은 무려 3조7513억원이다. 이념적으로도 촛불집회는 보수 · 진보로 한국 사회를 두 동강 내버렸다.
일부는 정권퇴진 운동을 벌이는 등 촛불집회를 정치적으로 변질시켰고,일부 정치세력은 이에 편승했다. 과격시위자들은 줄줄이 경찰에 연행됐다. 심지어 여중생,여고생들까지 반정권 피켓을 들고 선정적인 구호를 외쳤으며,급기야 '유모차 부대'까지 등장해 배후세력이 있느냐 없느냐에 대해 논쟁이 붙기도 했다.
'경찰이 사람을 죽였다'며 공권력에 대한 불신을 퍼뜨리며 시위대를 감정적으로 자극한 허위 사실 유포자들은 줄줄이 기소돼 법정에 섰다. 인터넷은 촛불과 반촛불,친정권과 반정권으로 나뉘어 들끓었고 다음 아고라 같은 인터넷포털은 논쟁에 기름을 부으며 네티즌들을 재집결하는 악순환을 가져왔다. 당시 촉발된 특정 언론에 대한 광고주 협박운동은 1차로 수십명이 사법처리됐음에도 불구하고 변형된 형태로 현재까지 계속되고 있다. PD수첩이 촛불집회를 직접적으로 야기했다는 부분에 대해서는 전문가들은 대체로 인정하는 편이다.
임현진 서울대 사회학과 교수는 "당시 PD수첩은 여론 형성에 엄청나게 영향을 미쳤고 주도했다"며 "검찰 수사결과가 정당한지 여부는 재판에서 가려지겠지만 사실이라면 매우 심하게 조작된 것"이라고 평가했다. 현택수 고려대 사회학과 교수는 "방송이 보다 객관적인 사실에 근거해서 보도해야 하는 걸 깨닫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반대 의견도 있다. 전상진 서강대 사회학과 교수는 "정부가 주도하는 생각만이 진실이 아니라고 하는 것을 알려주고 다양한 각도에서 생각하게 한 계기"라고 평가했다.
이해성/서보미 기자 ihs@hankyung.com
이 드라마가 한국사회에 미친 영향은 실로 엄청났다. 작년 4월17일 한 · 미 쇠고기 협상이 타결됐을 때만 해도 협상의 적정성에 대한 평가는 유보적이었다. 그러나 4월29일 PD수첩이 '미국산 쇠고기,과연 광우병에서 안전한가' 편을 내보내자 상황은 급변했다. 제대로 된 정보가 없는 상황에서 공포드라마를 접한 일부 국민들 머릿속에는'미국산 쇠고기→광우병 쇠고기→광우병 감염'이라는 막연하면서도 절대적인 인식이 생겨났고 이는 대규모 촛불집회로 이어졌다. PD수첩 방영 직후 본격적으로 타오르기 시작한 촛불은 5월 초부터 8월 말까지 118일간 계속됐다. 촛불집회 참가인원은 경찰 추산으로 93만2600여명에 달했다. 과격 촛불시위,소모적 논쟁 등에 대해 한국경제연구원이 추산한 사회적 비용은 무려 3조7513억원이다. 이념적으로도 촛불집회는 보수 · 진보로 한국 사회를 두 동강 내버렸다.
일부는 정권퇴진 운동을 벌이는 등 촛불집회를 정치적으로 변질시켰고,일부 정치세력은 이에 편승했다. 과격시위자들은 줄줄이 경찰에 연행됐다. 심지어 여중생,여고생들까지 반정권 피켓을 들고 선정적인 구호를 외쳤으며,급기야 '유모차 부대'까지 등장해 배후세력이 있느냐 없느냐에 대해 논쟁이 붙기도 했다.
'경찰이 사람을 죽였다'며 공권력에 대한 불신을 퍼뜨리며 시위대를 감정적으로 자극한 허위 사실 유포자들은 줄줄이 기소돼 법정에 섰다. 인터넷은 촛불과 반촛불,친정권과 반정권으로 나뉘어 들끓었고 다음 아고라 같은 인터넷포털은 논쟁에 기름을 부으며 네티즌들을 재집결하는 악순환을 가져왔다. 당시 촉발된 특정 언론에 대한 광고주 협박운동은 1차로 수십명이 사법처리됐음에도 불구하고 변형된 형태로 현재까지 계속되고 있다. PD수첩이 촛불집회를 직접적으로 야기했다는 부분에 대해서는 전문가들은 대체로 인정하는 편이다.
임현진 서울대 사회학과 교수는 "당시 PD수첩은 여론 형성에 엄청나게 영향을 미쳤고 주도했다"며 "검찰 수사결과가 정당한지 여부는 재판에서 가려지겠지만 사실이라면 매우 심하게 조작된 것"이라고 평가했다. 현택수 고려대 사회학과 교수는 "방송이 보다 객관적인 사실에 근거해서 보도해야 하는 걸 깨닫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반대 의견도 있다. 전상진 서강대 사회학과 교수는 "정부가 주도하는 생각만이 진실이 아니라고 하는 것을 알려주고 다양한 각도에서 생각하게 한 계기"라고 평가했다.
이해성/서보미 기자 ih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