캡틴! 박지성, 값진 동점 골‥이란과 1대1 무승부

태극전사들이 값진 무승부로 20년 만의 '예선 무패 본선 진출' 꿈을 이뤘다.

허정무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은 17일 서울 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이란과 2010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마지막 8차전 홈경기에서 후반 6분 마수드 쇼자에이에게 선제골을 내줬지만 후반 36분 '캡틴' 박지성의 천금 같은 동점골로 1-1 무승부를 거뒀다.

이로써 한국은 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을 8경기 연속 무패(4승4무 · 승점 16)로 마감했다. 월드컵 3차 예선부터 최종예선까지 14경기 연속(7승7무) 무패를 기록해 1990년 이탈리아 월드컵 이후 20년 만에 '예선 불패'로 본선에 나가게 됐다.

허정무 감독은 2007년 12월 지휘봉을 잡은 뒤 이듬해 1월 칠레와 평가전 패배 이후 24경기 연속 무패(11승13무) 행진을 질주했다. 이란은 이날 무승부로 2승5무1패(승점 11)로 북한 사우디아라비아(이상 승점 11)와 동률을 이루었지만 조 2위까지 주어지는 남아공행 직행 티켓을 기대하기 어렵게 됐다.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46위 한국과 52위 이란은 초반부터 밀고 밀리는 공방을 이어갔다. 일찌감치 7회 연속 월드컵 본선 진출을 확정한 한국은 측면 공간을 활용해 득점 기회를 노린 반면 탈락 위기에 몰려 배수진을 친 이란은 중원의 강한 압박으로 한국 문전을 위협했다.

이란은 후반들어 한국에 불의의 일격을 가했다. 스트라이커 쇼자에이는 후반 6분 왼쪽 측면에서 날카로운 크로스가 올라오자 문전으로 달려들었고 이운재가 펀칭을 했지만 공은 쇼자에이의 몸을 맞고 그대로 골문 안으로 빨려들어갔다.

패색이 짙어 보이던 후반 막판 한국의 구세주는 '산소 탱크' 박지성이었다. 박지성은 후반 36분 2 대 1 패스로 왼쪽 측면을 돌파하고 나서 뒤로 넘어지면서 강한 왼발 슈팅을 날렸다. 공은 왼쪽 골망을 세차게 흔들었다. 경기 종료 9분여를 남기고 터진 극적인 동점골이었다.

김주완 기자 kjw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