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IT쇼'의 숨은 보석들…'광화문 골프'를 아시나요?

왼쪽으로는 세종문화회관과 정부중앙청사가,앞로는 경복궁이 보인다.광화문 너머 북악산을 향해 힘껏 티샷을 날린다.하지만 공은 엉뚱하게도 삼청동 쪽으로 휘어진다.아이쿠,슬라이스네!

서울의 중심,광화문 네거리에서 골프를 친다면 어떨까? 엉뚱한 상상만은 아니다.실제로는 물론 불가능하지만 스크린 골프에서는 언제든 가능하다.골프 시뮬레이터 기업 골프존은 지난 17일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월드 IT 쇼'에서 광화문 일대를 3D 그래픽으로 구현한 스크린 골프를 들고 나와 관람객들의 눈길을 끌고 있다.관람객들 이른바 '광화문 CC'를 직접 체험하기 위해 줄지어 차례를 기다릴 정도다.

골프존은 광화문 일대를 포함해 서울 시내 유명 도심지 18곳을 선정하는 식으로 서울시내 18홀 골프코스를 개발해 서비스할 계획이다.

회사 관계자는 "이번 전시회를 위해 마련한 광화문 배경을 시작으로 18홀 코스를 마련해 서울 도심에서 라운딩하는 색다른 경험을 제공할 것"이라며 "예를 들어 평소 인파와 차량이 붐비는 강남역 사거리에서 골프를 치는 가상체험을 해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이 회사는 현재 국내외 유명 골프장 70~80곳을 3D 그래픽으로 구현해 스크린골프를 즐길 수 있도록 하고 있다.하지만 도심을 가상 골프장으로 만드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한편 골프존은 온라인 네트워크를 적극 활용해 자신의 골프 실력을 전국, 시도별, 거주지별 랭킹으로 제공하며, 스크린골프 리그전을 열기도 한다.

월드IT쇼에 가면 대기업들의 화려한 진용에 가려져 있긴 하지만 중소기업들이 부스에서도 이처럼 톡톡 튀는 아이디어와 실용성으로 무장한 '숨은 보석'들을 만날 수 있다. 디씨티나노텍의 경우 디지털 초상화 기술 '롭 아트'를 선보여 화제를 모으고 있다. 대표적인 서양 화가 빈센트 반 고흐의 붓 터치 기법을 디지털 기술로 되살렸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물론 오랫동안 화가 앞에서 꼼짝하지 않고 견뎌야 하는 수고를 할 필요도 없다. 전시장에서 관람객들은 디지털 액자 앞에서 사진을 찍기만 하면 금세 고흐가 그린 자신의 초상화를 받아볼 수 있다.

디베이션이 내놓은 '스윙플립'은 말 그대로 팔을 휘두르는 '스윙'으로 책장을 넘기듯 컨텐츠를 제어하는 솔루션이다. 키보드의 좌우 방향키를 스윙이 대신하는 셈이다. 전시장에서 마련된 스크린에서 팔을 휘두르며 신문을 넘겨볼 수 있고, 이 기술을 이용한 '요리조리 스윙호' 게임도 즐겨볼 수 있다.
그런가하면 륜(Ryoon)이라는 업체는 세계 최초로 웹 서버를 USB 메모리에 담은 'MYHD'를 선보였다. 인터넷에 접속할 수만 있으면 어디서든 이 제품을 꽂아 서버로 사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복잡한 서버 구축 과정을 최소화했을 뿐 아니라 가격도 50만원대에 불과하다. 회사 측은 "전용 서버 컴퓨터나 임대 서버, 호스팅 서비스가 없어도 MYHD를 꽂는 것만으로 간단하게 홈페이지를 구축 운영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 밖에도 스캐너를 통해 명함 정보를 자동으로 정리해 주는 '마이비서', 국방 경찰 경호 등에 사용되고 있는 가상현실 사격 시뮬레이터 등이 관람객들의 발길을 끌고 있다.

한경닷컴 박철응 기자 her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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