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포트] 공기업 수장, 경영평가 '후유증'

공기업 선진화방안 추진으로 실시된 경영성과 평가에서 만족스럽지 못한 결과를 얻은 수장들이 바쁜 행보를 보이고 있습니다. 경영을 챙기느라 여름 휴가도 편히 즐기지 못할 것 같습니다. 채주연 기자입니다. 지난 6월 92명의 기관장을 대상으로 실시된 공기업 경영평가 결과에 따라 금융공기업 수장들의 행보가 바빠지고 있습니다. 해임건의나 경고 등급을 받은 기관장은 없었지만 누구도 80점은 넘지 못했습니다. 기관장과 기관 평가 모두 유일하게 우수 등급을 받은 곳은 기술신용보증기금. 진병화 기보 이사장은 지난해 9월 취임 이후 전국 영업점 방문을 시작, 현장경영에 나서왔습니다. 반면 업무가 비슷해 통폐합 논란이 뜨거웠던 신용보증기금은 직원들이 난감한 상황에 빠졌습니다. 기관 평가에서는 A 등급을 받았지만 기관장인 안택수 이사장은 보통 등급을 받았고, 하반기 업무 강도도 높아지게 됐습니다. 안택수 이사장은 매주 영업점을 방문하는 것과 함께 보증심사제도를 개편하고 5천만원 이하 일부 채무자에 대한 회수를 중지하는 등 하반기 경영에 전력을 다할 계획입니다. 기관과 기관장 평가에서 모두 보통 등급을 받은 이철휘 자산관리공사 사장은 평가 결과를 접하고 상심이 컸던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이철휘 사장의 요즘 최대 관심사는 신용회복 프로그램. 평소에도 직원들에게 "위기는 끝난 것이 아니다. 언제 찾아올지 모르니 위기 흡수 능력을 키워야 한다"고 주문한다는 이 사장은 최근 고금리 전환대출과 채무 재조정 등 신용회복 사업에 에너지를 쏟고 있습니다. 정부가 서민금융 지원 확대를 하반기 중점 과제로 삼은 만큼 이에 발맞춘다는 방침입니다. 기관보다 더 높은 평가를 받은 임주재 주택금융공사 사장은 평가 이후에도 경영상의 긴장을 늦추지 않았습니다. 임주재 사장 역시 최근의 화두인 서민 지원에 맞춰 신혼부부 보증한도 확대와 보금자리론 공급 확대 등을 위해 하루가 멀다시피 간부 회의를 마련하고 있습니다. 금융권에서 일 많이 하기로 소문난 윤용로 기업은행장은 '보통' 등급을 받자 여름 휴가를 최대한 단축하는 것도 모자라 휴가 때에도 경영 구상에 몰두키로 했습니다. 선진화라는 명목 아래 점수를 매기고 있는 공기업 경영평가. 금융공기업 수장들은 경영평가가 결코 객관적인 타당성이 없다는 것을 알면서도 이 후유증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습니다. WOW-TV NEWS 채주연입니다. 채주연기자 jychae@wowtv.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