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하반기 투자 포인트] 포스코‥성장의 씨 뿌린다… 사상최대 7조 투자

포스코는 어려운 시기마다 꾸준한 투자로 위기를 극복해 왔다. 1980년대 2차 오일쇼크로 세계 철강업계가 휘청거릴 때도 묵묵히 광양제철소를 지었다.

올해도 예외는 아니다. 상반기에 사상 처음 감산을 하는 등 힘든 시기를 보냈지만 투자 계획에는 손을 대지 않았다. 올해 포스코가 계획 중인 투자액은 7조원이 넘는다. 사상 최대 규모다. 국내와 해외를 망라해 미리 성장의 씨앗을 뿌려놓겠다는 의지다. 국내에서는 우선 광양제철소에 1조8000억원을 들여 연간 생산량 200만t 규모의 후판공장을 하나 더 세운다. 내년 7월 이 공장이 완공되면 포스코의 후판 생산량은 연간 700만t 이상으로 불어나 세계 1위 후판 생산업체로 올라서게 된다.

포항에도 1조4000억원 정도를 투자해 신제강공장을 신설한다. 신제강공장 건설은 포항제철소 건설 초기 100t 규모 전로가 들어서 있던 1제강공장을 대체할 수 있는 300t 규모의 전로를 갖춘 공장을 건설하는 대규모 사업이다.

고순도 페로망간(FeMn)을 생산하는 제련공장을 짓기 위해 이달 초 동부메탈과 합작투자 계약도 체결했다. 페로망간은 자동차용 고망간강을 만들 때 들어가는 핵심 비철금속이다. 연간 7만5000t의 페로망간을 생산하게 될 이번 제련공장은 광양제철소 신후판 제강공장 인근에 지어진다. 내년 4월부터 공사를 시작해 2011년 9월 완공할 예정이다. 인도 서부지역에는 고급 자동차강판(아연도금강판) 생산 공장도 건설한다. 공장이 들어서는 지역은 인도 서부 마하라스트라주로 건설 부지는 현지 주정부로부터 이미 매입한 상태다. 내년 9월 착공해 2012년 5월 준공할 예정이다. 투자금액은 3000억원 안팎인 것으로 알려졌다. 포스코는 이 공장을 인도 오리사주에 건설을 추진 중인 일관제철소와 델리 첸나이 등에서 가동 중인 철강가공센터와 연계시켜 인도 철강시장 장악력을 높여나갈 방침이다.

인도에 짓는 이번 공장의 생산량은 연간 45만t 수준으로 다음 달 멕시코에 준공되는 자동차강판 공장(연산 40만t)과 규모가 비슷하다. 포스코의 국내 자동차강판 생산량은 연간 650만t 규모로 인도와 멕시코 공장이 정상 가동되면 전체 생산량이 750만t에 육박하게 된다.

기업 인수 · 합병(M&A) 시장에도 본격 진출했다. 대한ST를 인수한 데 이어 최근엔 베트남 철강회사인 '아시아 스테인리스'를 사들였다. 아시아스테인리스는 베트남 현지에서 열연강판을 공급받아 스테인리스 등 냉연강판을 생산하는 공장(단압밀)과 현지 판매망을 갖추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올 하반기와 내년 초를 가장 적절한 M&A 시기로 보고 있다"며 "현금성 자산도 5조원이 넘어 적극적인 투자계획을 추진하는 데 무리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안재석 기자 yag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