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한은 "출구전략 지금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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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견조한 회복세 보여야 가능정부와 한국은행은 한국개발연구원(KDI)이 주장한 '출구전략(Exit Strategy)'의 조기 시행은 시기상조라는 입장을 밝혔다. 출구전략이란 글로벌 금융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풀어 놓은 돈을 회수하는 정책을 말한다.
주택대출 규제로 유동성 조절
윤종원 기획재정부 경제정책국장은 22일 "출구전략의 조기 마련을 제안한 KDI가 경기에 대해 다소 낙관적으로 보고 있는 것과 달리 정부는 경기가 좋아지더라도 급속한 회복은 어려울 수 있다고 보고 있다"고 말했다. 윤 국장은 "2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전기 대비 2.3%로 전망되는데 3분기엔 당초 예상치인 1.0%를 밑돌 수도 있다"며 "경기가 견조한 회복세를 보일지는 적어도 9월까지의 상황을 보고 판단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장병화 한국은행 부총재보도 "연구기관과 정책당국의 진단은 서로 다를 수 있다"며 "한은은 출구전략에 있어서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는 입장"이라고 말했다. 장 부총재보는 "한국은 수출 의존도가 높은 국가인데 미국 등 주요국의 경기 상황이 여전히 불확실하다"며 "국내뿐 아니라 글로벌 경제 상황을 좀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정부와 한은 당국자의 말을 요약하면 경기가 완연한 회복세를 보이기 전까지는 출구전략을 본격 시행하기 어렵다는 얘기다. 정부와 한은은 2분기 '깜짝 성장률'이 가능했던 것은 정부가 신차를 구매할 때 세제 혜택을 부여하는 등 정책 효과 때문이었다고 보고 있다.
하지만 3분기부터는 이 같은 효과가 약화될 수밖에 없어 불확실성이 여전하다는 판단이다. 실제 신차 판매는 이달 들어 현저히 줄고 있다. 여기에다 재정 집행 규모도 상반기 160조8000억원에서 하반기엔 112조원으로 대폭 감소한다.
정부와 한은은 그러나 본격적이라고 얘기하기는 힘들지만 미시적인 유동성 조절전략은 이미 시행에 들어갔다고 전한다. 재정부 관계자는 "금융당국이 주택담보대출 규제를 강화하고 중소기업 대출 확대에 대한 압박 강도를 완화한 것 등도 넓은 의미로 보면 출구전략의 하나"라고 말했다. 재정의 경우에도 현재까지 기조를 전환한 것은 아니지만 세수 증대 방안을 강구하는 것 등이 중대한 변화 중 하나라고 자체 풀이하고 있다. 한은 역시 지난해 9월 리먼브러더스 파산 이후 총 27조원의 유동성을 공급했는데 지금까지 17조원가량을 회수했다.
박준동/정종태 기자 jdpow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