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탈출구조차 보이지 않는 쌍용차 사태

쌍용차 사태가 2개월 이상 이어지고 있지만 아직도 해결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지난 주말 여야 의원 등 정치권이 중재에 나섰지만 노사간 직접대화는 끝내 이뤄지지 않았고 쌍용차노조 지지 시위에 나선 민노총 등과 경찰의 충돌로 인해 30여명이 연행되는 사태가 빚어지기도 했다. 이러다 쌍용차가 정말 파국 사태를 맞게 되는 것은 아닌지 참으로 답답하고 걱정스럽기 짝이 없다.

특히 우려되는 것은 민노총 등 외부세력이 개입하면서 사태 해결이 더욱 힘들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민노총은 공권력 철수와 정리해고 철회 등을 요구하며 연대투쟁을 벌여 쌍용차노조의 강력한 원군 역할을 하고 있는 게 사실이다. 정치권이 노사대화 재개를 압박하고 있는 것 또한 노조로 하여금 회사측 양보를 기대하게 만드는 측면이 없지 않다. 노조 측이 '전원 무급 순환 휴직'을 주장하며 한 명의 정리해고도 받아들이지 않겠다고 버티고 있는 것도 이런 점들에 기인한 바가 크다 할 것이다. 하지만 쌍용차노조와 민노총의 주장은 납득하기 어렵다. 우선 법원의 퇴거 명령을 어기고 불법 공장점거를 계속하고 있는 노조가 정당한 법집행에 나선 공권력을 비난하는 것은 적반하장(賊反荷杖)에 다름아니다. 더구나 노조원들이 화염병,대형 새총,표창,사제 화염방사기 등 전쟁터를 방불케 하는 각종 무기로 무장한 채 출근한 직원들과 경찰에게 위협을 가하고 있는 형편이고 보면 공권력으로서는 결코 방치할 수 있는 상황도 아니다.

정리해고 철회 주장 또한 설득력이 없기는 마찬가지다. 회사가 경영난으로 법정관리상태에 빠졌는데도 인적 구조조정 같은 고통분담도 없이 무조건 공적자금을 투입하라고 주장하는 것을 누가 받아들일 수 있겠는가. 법원과 채권단이 제시한 구조조정 계획을 서둘러 실행에 옮겨도 회생을 장담하기 힘든 게 바로 쌍용차의 처지라는 사실을 분명히 알아야 한다.

다시 한번 강조하지만 쌍용차가 회생할 수 있는 유일한 길은 조속히 공장을 돌리는 것이다. 그것은 협력업체를 포함,20만 쌍용차 가족을 살리는 길이기도 하다. 따라서 쌍용차노조는 파업부터 푼 후 노사가 함께 윈-윈 할 수 있는 길을 찾는 게 순서다. 강경투쟁을 부추기는 외부세력 또한 개입을 자제해야 마땅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