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동해서 南어선 1척 예인

GPS 고장으로 NLL 월선 추정
4명 탑승…北측 "조사중" 통보

우리 어선 1척이 30일 오전 동해 북방한계선(NLL)을 월선해 북한 경비정에 의해 장전항으로 예인됐다.

군 관계자는 이날 브리핑에서 "선원 4명이 탑승한 29t급 오징어 채낚이 어선 '800 연안호'(선장 박광선)가 오전 5시5분께 동해 NLL을 넘어 강원도 제진(옛 저진) 동북쪽 37㎞ 상의 NLL을 13㎞가량 넘어갔다가 북한 경비정에 예인됐다"고 밝혔다. 그는 "어선이 GPS(인공위성항법장치)고장으로 항로를 이탈한 것으로 추정된다"면서 "(이 어선은) 선체가 강화 플라스틱으로 제작됐고 소형이어서 월선 전 48㎞ 거리에서 경비활동 중이던 초계함의 레이더에 포착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북측 수역으로 진입한 연안호는 오전 6시20분께 속초의 어업정보통신국에 "GPS 고장으로 복귀 항해 중 북한 경비정을 발견했다"는 짤막한 교신을 남겼다. 오전 6시27분께 북한 경비정 1척에 의해 예인되어 가는 모습이 우리 함정에 포착됐다. 우리 해군은 오전 6시30분께 고속정 2척을 긴급 출동시켰으나 추격하지 못했다.

우리 측은 오전 6시44분 북한 경비정에 "우리 어선이 항로를 이탈해 귀측으로 넘어갔다. 즉각 남하 조치를 취해 주길 바란다"는 통신에 이어 오전 7시16분께 "우리는 인도적 차원에서 6월30일과 7월5일 귀측 어선을 돌려 보냈다. 우리 어선을 돌려 보내기 바란다"고 재차 통신했다. 북측은 응답하지 않았다가 이날 오후 4시께 "현재 해당 기관에서 조사하고 있다"고 우리 측에 통보했다. 군 당국에 따르면 이 어선은 오전 9시30분께 북한 장전항에 예인된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 어선이 항로 착오 등으로 북한으로 넘어간 사례는 2005년 4월 '황만호'와 2006년 12월 '우진호' 등이 있다. 황만호와 우진호는 북한의 인도적 조치에 의해 각각 5일과 18일 만에 돌아왔다.

한편 합참에 따르면 이날 오후 북한 어선 한척이 서해 NLL을 넘어와 북측 경비정과 함께 돌아갔다. 이날 오후 5시13분께 북한 어선 한척이 NLL을 넘어 연평도 서남방 12.9㎞ 해상까지 내려왔고 이어 북한 경비정이 오후 5시35분께 북한 어선을 예인,오후 6시4분께 NLL을 넘어갔다.

김태철/장성호 기자 synerg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