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150통…전화기 꺼보는게 소원"… 민주 김유정 대변인 1년 해보니

"엄마,대변인 언제 그만둬?"

김유정 민주당 대변인이 요즘 아침마다 듣는 소리다. 첫딸 승민(13)이보다는 둘째딸 지민(9)이가 더 보챈다. 지민이는 아침마다 "엄마 오늘은 일찍 와?"라며 안겼고 그나마 김 의원이 해줄 수 있는 건 자정에 귀가해 지민이 알림장에 적힌 준비물을 챙겨주는 거였다. 9일로 대변인 13개월째를 맞는 김유정 의원은 6일 기자와 만나 "원없이 최선을 다했다"고 말했다. 일에 매달린 만큼 아이들에 대한 애틋함도 컸다. 조만간 대변인을 그만두면 제일 먼저 아이들이 좋아하는 닭볶음탕을 해주겠다고 했다. "업(UP),아이스에이지3 등 아이들이 좋아하는 애니메이션도 같이 보고 동대문시장을 여유있게 돌아다니면서 옷도 사주고 싶다"는 것.무엇보다 "전화기를 꺼보는 게 소원"이다.

그동안 하루에 150통가량 오는 기자들의 전화를 한 통이라도 안 받아본 적이 없었다. 혹시 못 받으면 반드시 다시 걸어주거나 문자메시지를 보냈다. 지금은 어떤 현안에 대해 물어도 구두로 논평이 가능할 정도다.

가장 보람을 느끼는 일을 묻자 "용산참사가 벌어지고 긴급현안 질문했을 때 경찰진입 서명,무전 녹취록,청와대 이메일 등 세 가지를 밝혀낸 것"이라고 했다. 가장 슬펐던 건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논평할 때,가장 괴로운 일은 4·29 재보선 정동영 전 장관 등의 무소속 출마 때였단다. "잘잘못을 떠나서 같은 편과도 언쟁을 해야 되는 상황에 자괴감이 들었다"는 것.유별나게도 민주당에 큰 일이 많았던 지난 1년이 김 대변인에겐 "마치 10년 같았다"고 한다. 최선을 다했기 때문에 후회도 없다.

민지혜 기자 spo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