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31 청와대 개편] 힘세진 尹실장-돌아온 姜특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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靑 경제정책 파워 커진다31일 단행된 청와대 참모진 개편 중 가장 특징적인 부분은 정책 기능 강화다.
윤진식 사실상 2인자 부상
중도·실용MB노믹스 시동
윤증현 장관과 호흡 맞을듯
윤진식 경제수석이 신설된 정책실장직을 겸임해 정책분야의 통합 조정 기능을 수행하고 강만수 경쟁력강화위원장이 상근경제특보까지 맡아 지근거리에서 이명박 대통령에게 조언하게 됐다. 이 대통령의 '복심 경제 브레인'의 역할이 커진 셈이다. 청와대가 경제 전반의 컨트롤 타워 기능을 강화하려는 포석이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때문에 경제정책 조율 문제를 놓고 윤 신임실장과 강 특보,윤증현 기획재정부 장관 간에 호흡이 잘 맞을지 관심이다.
◆윤 실장, 정책조정위 주재
윤 실장의 직급은 대통령실장(장관급)과 수석(차관급)의 중간이다. 이동관 홍보수석은 "사실상 대통령실 부실장으로 이해하면 된다"고 말했다. 청와대 내 경제,사회정책,교육과학문화,국정기획 등 4개 수석의 업무를 총괄한다. 기존에도 팀장을 했지만 위상이 높아지면서 한층 힘이 실리게 됐다. 윤 실장은 앞으로 관련 수석들이 참여하는 '정책조정위원회'를 상시적으로 주재하게 된다. 외형상으로는 정정길 대통령 실장의 지휘를 받지만 정책 분야에서만큼은 실질적인 고유 권한을 행사할 수 있는 터전이 마련됐다.
자타가 공인하는 'MB맨'인 강 특보는 현 정부 초대 기획재정부 장관에 기용된 이후 결국 금융위기로 1년여 만에 옷을 벗었지만 이 대통령은 그를 국가경쟁력위원장에 임명한 데 이어 이번에 다시 곁으로 불러들였다. 이 대통령의 신임이 어느 정도인지 짐작할 수 있다.
◆윤-윤-강 '트로이카'조율 잘될까
윤 실장과 강 특보의 위상이 높아졌지만 윤증현 장관과의 조율 문제에서 기존 시스템과 달라지지 않는다는 게 청와대와 재정부의 시각이다. 청와대의 한 관계자는 "윤 실장은 그동안 다소 원활하지 못했다고 지적돼 온 청와대 내 경제 사회 교육 복지 부문 등 정책 조율을 좀 더 속도감 있게 하는 데 주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각 부처에 걸친 경제정책 전반의 사령탑은 여전히 윤 장관"이라고 강조했다.
재정부 내에서도 윤진식-강만수-윤증현 간의 기존 관계를 감안해보면 특별히 정책 갈등과 변화로 이어질 가능성은 낮아보인다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 강 특보는 윤 장관과 서울 법대 동기로 재무부에서 한솥밥을 먹은 44년 지기다. 강 특보는 경쟁력강화위원장으로 도로교통체계 개편 작업 등을 해오면서 경제 · 금융 현안에 대해선 가급적 손을 대지 않았다. 윤 장관에 대한 나름의 배려라는 분석이다. 윤 실장 역시 강 특보,윤 장관과 함께 과거 재무부에서 잔뼈가 굵었다. 서로를 견제의 대상으로 바라보는 인물들이 아니란 평가다. 청와대의 한 참모는 "새 경제팀이 출범한 지난 2월 이후 윤 장관과 윤 실장 간의 정책 조율 과정에서 불협화음이 일어난 적이 한 번도 없었다"며 "윤 실장과 강 특보 모두 이 대통령과 윤 장관 간의 가교 역할을 하면서 시너지 효과를 거둘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른 시각도 있다. 이 대통령이 집권 중반기를 맞아 굳이 윤 실장과 강 특보에게 힘을 실어준 것은 청와대 주도로 정책 행보에 박차를 가하려는 포석이 아니냐는 것이다. 이 경우 대통령의 의지를 빌려 윤 실장이 경제 전반에 걸쳐 목소리를 내고 강 특보도 '발판'이 마련된 만큼 경제정책에 관여할 가능성이 없지 않다는 지적이다. 균형추는 자연스레 청와대 쪽으로 쏠릴 수 있다.
홍영식/정종태 기자 ysh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