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니켐, 하이닉스 美공장 사들여 태양광 사업 확대
입력
수정
5000만弗에 인수 양해각서"태양광산업은 진입장벽이 낮아 너도나도 뛰어들고 있지만 앞으로 사업자들의 승패는 누가 빨리 규모의 경제를 갖추느냐에 따라 결정될 것이다. "
반도체와 제조ㆍ조립라인 비슷…단기간에 셀ㆍ모듈 생산가능
국내 기업 최초로 미국의 태양광전문기업인 스파이어솔라시스템을 인수한 유니켐의 이호찬 회장은 지난 11일 기자와 만나 "미국 오리건주의 하이닉스 유진공장 등 현재 미국에서 가동이 중단된 2개의 반도체 공장 인수를 추진 중"이라고 밝혔다. 반도체 공장은 제조 · 조립라인이 태양광 공장과 유사한 만큼 시설 투자를 통해 단기간에 태양전지 셀이나 모듈제조 공장으로 전환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이 회장은 "지난 1년 동안 미국 전역을 돌며 문을 닫았지만 유지관리 상태가 양호한 반도체 공장 20여곳을 물색했다"며 "반도체 공급 과잉으로 반도체 공장 매물이 널려 있는 것은 태양광시장의 후발 주자인 유니켐이 단기간에 규모를 키울 수 있는 절호의 기회"라고 강조했다.
유니켐은 지난해 9월 이후 가동 중단된 미국의 하이닉스 유진공장을 5000만달러에 인수하는 양해각서를 최근 체결했다.
이 회장은 "10월 초께 하이닉스와 인수 본계약을 체결할 예정"이라며 "하이닉스가 현물출자를 검토하고,유럽의 태양광 메이저업체들과 해외 벤처캐피털이 투자 의사를 밝히고 있어 인수자금 문제는 해결됐다"고 말했다.
이 회사는 이에 앞서 스파이어의 뉴햄프셔 반도체 공장도 6200만달러에 인수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이 공장은 앞으로 200억여원의 추가 설비투자를 통해 연간 셀 60㎿,모듈 50㎿ 생산 규모의 공장으로 전환된다. 또 상업생산 시기를 앞당기기 위해 정재창 하이닉스반도체 수석연구원 등 7명의 셀제조 엔지니어와 20명의 태양광장비 기술자를 영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유니켐은 이달 초 미국 스파이어의 자회사인 스파이어솔라시스템 지분 51%를 1530만달러에 인수,오바마 행정부의 녹색산업 육성책에 따라 팽창하고 있는 미국 태양광시스템 시장의 직접 진출을 선언했다. 이 회사는 스파이어 자회사 인수를 통해 미국 등의 기존 판매망을 확보하는 한편 미국산(made in U.S.A)으로만 입찰 자격이 제한된 태양광 시스템 관련 미국의 공공발주시장에 참여한다는 복안이다.
스파이어솔라시스템은 현재 민간부문에서 1억6000만달러 규모의 50㎿ 모듈공급 프로젝트를 선수주한 데 이어 140개 연방교도소를 관할하는 정부기업 유니코로부터 태양광시스템 발전 시스템의 공급계약을 체결하고 있다.
이 회장은 "태양광시스템 관련 미국의 공공발주시장은 2013년까지 연 60억달러 규모로 팽창할 것"이라며 "2개 반도체 공장이 태양광공장으로 전환되는 내년 말께 유니켐이 미국 태양광시장의 메이저 업체로 도약할 것"이라고 말했다.
손성태 기자 mrhan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