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ㆍ中 타이어 분쟁…국내업체 '불똥' 우려

오바마, 中제품에 최대 39% 관세
中"車ㆍ닭고기제품 보복조치"…현지생산 국내업체들 긴장
미국이 중국산 저가 타이어에 추가 관세를 물리기로 최종 결정했다. 중국은 보호 무역주의라고 강력 반발하며 미국산 자동차와 닭고기 제품 등에 보복조치를 취할 것임을 예고하고 나섰다. 양국 간 타이어분쟁이 무역전쟁으로 치달으면서 타이어 수출국인 한국에도 불똥이 튀지 않을지 우려되고 있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승용차와 경트럭용 중국산 타이어에 징벌적인 관세 35~25%를 추가 부과하기로 했다고 백악관이 지난 11일(현지시간) 밝혔다. 첫해에는 기존 관세(4%)에다 35%,2년째 30%,3년째 25%의 관세를 더 물린다는 것이다. 미국이 해외 수입품목에 대해 추가관세 부과조치를 내린 것은 오바마 정부 출범 이후 처음이다.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는 저가 중국산 타이어가 시장을 교란시키고,자국 타이어업체 근로자들의 일자리를 빼앗는다는 이유로 당초 55~35%의 추가 관세를 부과토록 오바마 대통령에게 건의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ITC의 건의보다는 다소 약하게 중국산 타이어를 제재했다. 세계경제 회복 과정이나 정치 · 외교 · 군사안보 현안에서 협력이 절실한 중국 측의 반발을 의식한 것으로 해석된다.

이에 대해 중국 상무부는 13일 홈페이지를 통해 "국내법과 세계무역기구(WTO) 규범에 따라 일부 미국산 자동차와 닭고기 제품의 반덤핑,반보조금 조사를 시작했다"고 밝혔다. 상무부는 성명에서 "미국산 자동차와 닭고기 제품 일부가 덤핑 가격으로 보조금을 받고 불공정한 무역 수단을 거쳐 중국 시장에 들어오고 있다는 불만이 접수됐다"고 전했다. 당장 오는 24~25일 미국 피츠버그에서 열리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를 앞두고 세계경제 회복을 늦출 연쇄적인 보호무역 대응조치를 초래할 수 있다고 비난했다.

미국에 수입된 중국산 타이어는 2004년 1460만개에서 지난해 4600만개로 늘어났다. 같은 기간 중국산 타이어의 미국 시장점유율은 4.7%에서 16.7%로 급등했다. 지난해 수입액은 18억달러에 달한다. 2006~2007년 미국의 타이어 공장 4개가 문을 닫았으며 올해도 3곳이 더 폐쇄될 예정이다. 2004년 이후 지난해까지 5168명의 근로자들이 일자리를 잃었다. 이에 따라 타이어업체가 소속된 미국 철강노조는 중국산 타이어에 추가 관세를 부과하라고 정부에 요구해왔다. 미국 재계와 보수진영에서는 오바마 대통령의 조치가 미국 내 다른 업계의 비슷한 요구까지 초래할 것이라고 불만을 쏟아냈다. 한국타이어 금호타이어 등 국내 타이어업체들도 미국 측 조치에 긴장하고 있다. 중국 현지공장에서 저가형 제품을 생산해 미국으로 일부 수출하고 있어서다. 특히 미국 내 현지 생산공장이 없어 중국 타이어와 똑같은 추가 관세를 물게 됐다. A사 관계자는 "중국에서 미국으로 수출하는 물량이 많지는 않지만 어느 정도 타격이 불가피할 것"이라며 "한국에서의 수출물량을 늘리거나 중국생산 타이어 가격을 올리는 방법 등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워싱턴=김홍열 특파원/조재길 기자 come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