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라오케' 본고장 日 사로잡은 금영 반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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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지화 전략 성공한 기업들노래반주기 전문기업 금영(대표 김승영)이 일본 소비자의 취향을 반영한 현지 모델을 잇달아 내놓으면서 가라오케 종주국인 일본시장을 빠른 속도로 파고들고 있다.
2007년 11월 일본 가라오케 유통회사인 BMB와 수출계약을 체결하면서 일본 시장에 본격 뛰어든 금영의 일본판매법인은 지난해 202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국내 매출 780억원(지난해 기준)의 4분의 1에 해당되는 금액이다. 금영 관계자는 "중국산 저가 제품과의 차별화가 중요하다고 판단했다"며 "일본의 문화와 생활습관,시장상황을 분석한 후 노래반주기에 일본인이 좋아하는 게임기능을 추가시킨 것이 주효했다"고 설명했다.
금영이 일본에 출시한 '우가넥스트'는 노래반주기를 네트워크로 연결시켜 사용자들이 노래를 마치면 전국의 랭킹순위를 즉석에서 확인할 수 있는 '우가 배틀(uga battle)' 기능을 탑재했다. 또 서로 다른 공간에서 '1 대 1 노래대결'을 펼칠 수 있는 노래반주기의 '온라인 파이터(online fighter)' 기능도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금영 관계자는 "품질기준과 소비자 기호가 까다로운 일본시장 공략에 성공함에 따라 다른 국가로 판로를 넓힐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됐다"고 말했다. 한국적 주거공간에 적합하게 개발된 한경희생활과학(대표 한경희)의 스팀청소기도 제품 현지화전략을 통해 미국 시장을 적극 공략하고 있다. 실내 전체에 카펫이 깔려 있는 미국의 경우 진공청소기가 그간 대세를 이뤘지만,진드기 집먼지 등으로 스팀청소기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상황이다. 한경희생활과학은 이러한 트렌드 변화에 착안,스팀청소기에 간편하게 부착해서 쓸 수 있는 '살균트레이'를 개발해 선보였다. 살균트레이는 카펫은 물론 침구류 소파 등을 살균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2007년 미국 지사를 설립,자체 브랜드 'HAAN'을 앞세워 미국 시장에 진출한 한경희 생활과학은 미국 최대 홈쇼핑 업체인 QVC에 이어 백화점 등으로 판매망을 넓혀가고 있다. 한경희생활과학은 미국에서의 양호한 판매실적에 힘입어 지난해 1000만달러의 수출을 기록한 데 이어 올해는 5000만달러를 수출할 계획이다.
생활가전기업인 웅진코웨이(대표 홍준기)는 미국 등 글로벌시장을 겨냥한 비데 정수기 등의 현지화모델을 개발,글로벌 가전기업으로의 변신을 서두르고 있다. 이 회사는 올 들어 기능과 디자인을 '현지화'시킨 비데 5개 모델의 10개 제품을 선보였다. 1개 모델은 비데 옆면의 버튼을 모두 없애고 리모컨으로 작동하도록 설계됐다. 웅진코웨이 관계자는 "미국 등 북미 지역은 비만인구가 많아 심지어 일부 고도비만환자는 돈을 주고 사람을 불러 뒷처리를 시킬정도"라며 "심플한 디자인과 함께 비만인구를 겨냥한 리모컨비데는 일종의 틈새품목으로 수요가 꾸준히 늘고 있다"고 말했다. 웅진코웨이는 또 부엌이 좁은 중동 지역에는 '언더싱크형' 정수기 모델을,탄산수를 선호하는 이탈리아 프랑스에는 탄산정수기를 출시하는 등 지역 특성에 알맞은 제품을 내놓고 있다.
손성태 기자 mrhan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