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에세이] 쓰레기종량제봉투의 교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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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 들면 어린아이와 같아진다는 말이 괜한 게 아닌 듯하다. 조심한다고 하는데도 와이셔츠나 넥타이에 음식을 떨어뜨릴 때마다 턱받이를 하고 이유식을 먹는 아이들 모습이 떠오른다. 물수건 등으로 열심히 닦아보지만 흡족하게 지워지는 경우란 거의 없다. 최근 한 음식점에서 물수건과 함께 표백세제를 줘 잘 문질렀더니 상당히 깨끗해지는 걸 보며 작지만 세심한 서비스에 감탄했다.
물자는 부족하고 제때 빨래하긴 쉽지 않던 시절,아이들 옷은 기장과 품 모두 크고 색깔 또한 더러워져도 눈에 덜 띄는 것으로 골라 입히던 부모님들의 고충도 이해하게 된다. 그렇지만 위생용 마스크나 장갑 등은 주로 흰색을 쓴다. 눈에 보이지 않으면 더러워진 것도 깨끗하다고 여겨 계속 사용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일 것이다. 우리 아파트 단지에선 재활용쓰레기 수거를 월요일 밤부터 화요일 오전까지 딱 반 나절만 한다. 종류에 따라 분리시켜 갖고 나갈 때마다 매주 그렇게 많은 양의 쓰레기를 만들어내는 생활 방식에 놀라지 않을 수 없다.
1995년 1월부터 시행된 쓰레기종량제는 우리 생활에 커다란 영향을 미쳤다. 과거엔 집집마다 매월 일정액을 내면 배출량에 신경쓰지 않아도 됐는데 종량제 시행으로 배출량에 민감해지게 된 것이다. 환경부 통계에 의하면 종량제 시행 10년간 재활용률은 15.4%에서 49.1%로 증가하고 매립률은 81.1%에서 36.4%로 감소해 이를 사회경제적 비용으로 환산하면 8조원 이상이라고 한다.
웬만한 가정집의 종량제봉투 값이라야 한 달에 비싼 커피 몇 잔 값에 지나지 않을지 모른다. 일반 쓰레기는 재활용쓰레기보다 훨씬 적으니 재활용에 열심히 참여할수록 절약금액은 늘어나게 마련이다. 종량제의 성공적 안착엔 높아진 환경보호의식도 도움이 됐겠지만 쓰레기 처리 과정에서 개인적으로 관심이 없어 생기던 국가적 낭비를 종량제봉투를 통해 눈에 보이는 개인적 낭비로 전환시켰기 때문일 것이다. 개인이나 회사,국가 할 것 없이 낭비적 요소는 널려 있다. 대부분 눈에 보이는 작은 낭비엔 신경쓰면서 큰 낭비는 지나치기 십상이다. 보험업의 경우 IT 개발비용이 전체예산의 5~20%로 상당히 높은 편이다. 회사마다 폭주하는 개발 요청을 선별하는데 여념이 없지만 개발 후 효과에 대한 관리는 부족해 보인다. 수정 개발을 하는 일도 잦다.
개발 후 개발 대비 사용의 편익이 거의 없거나 수정을 하게 될 때 누구 혹은 어느 부서에 책임이 있는지 관리하고 그 관리된 정보를 공유한다면 낭비는 크게 줄어들 게 틀림없다. 모든 낭비는 관리되면서 사람들의 시야에 들어와 인지된 뒤에야 감소되게 마련이다. 쓰레기종량제처럼 낭비를 눈에 보이게 해 스스로 낭비를 줄이도록 유도하는 관리가 사회 전체로 퍼져나갔으면 싶다.
김선구 카디프생명보험부사장 sunkoo2000@yahoo.co.kr
물자는 부족하고 제때 빨래하긴 쉽지 않던 시절,아이들 옷은 기장과 품 모두 크고 색깔 또한 더러워져도 눈에 덜 띄는 것으로 골라 입히던 부모님들의 고충도 이해하게 된다. 그렇지만 위생용 마스크나 장갑 등은 주로 흰색을 쓴다. 눈에 보이지 않으면 더러워진 것도 깨끗하다고 여겨 계속 사용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일 것이다. 우리 아파트 단지에선 재활용쓰레기 수거를 월요일 밤부터 화요일 오전까지 딱 반 나절만 한다. 종류에 따라 분리시켜 갖고 나갈 때마다 매주 그렇게 많은 양의 쓰레기를 만들어내는 생활 방식에 놀라지 않을 수 없다.
1995년 1월부터 시행된 쓰레기종량제는 우리 생활에 커다란 영향을 미쳤다. 과거엔 집집마다 매월 일정액을 내면 배출량에 신경쓰지 않아도 됐는데 종량제 시행으로 배출량에 민감해지게 된 것이다. 환경부 통계에 의하면 종량제 시행 10년간 재활용률은 15.4%에서 49.1%로 증가하고 매립률은 81.1%에서 36.4%로 감소해 이를 사회경제적 비용으로 환산하면 8조원 이상이라고 한다.
웬만한 가정집의 종량제봉투 값이라야 한 달에 비싼 커피 몇 잔 값에 지나지 않을지 모른다. 일반 쓰레기는 재활용쓰레기보다 훨씬 적으니 재활용에 열심히 참여할수록 절약금액은 늘어나게 마련이다. 종량제의 성공적 안착엔 높아진 환경보호의식도 도움이 됐겠지만 쓰레기 처리 과정에서 개인적으로 관심이 없어 생기던 국가적 낭비를 종량제봉투를 통해 눈에 보이는 개인적 낭비로 전환시켰기 때문일 것이다. 개인이나 회사,국가 할 것 없이 낭비적 요소는 널려 있다. 대부분 눈에 보이는 작은 낭비엔 신경쓰면서 큰 낭비는 지나치기 십상이다. 보험업의 경우 IT 개발비용이 전체예산의 5~20%로 상당히 높은 편이다. 회사마다 폭주하는 개발 요청을 선별하는데 여념이 없지만 개발 후 효과에 대한 관리는 부족해 보인다. 수정 개발을 하는 일도 잦다.
개발 후 개발 대비 사용의 편익이 거의 없거나 수정을 하게 될 때 누구 혹은 어느 부서에 책임이 있는지 관리하고 그 관리된 정보를 공유한다면 낭비는 크게 줄어들 게 틀림없다. 모든 낭비는 관리되면서 사람들의 시야에 들어와 인지된 뒤에야 감소되게 마련이다. 쓰레기종량제처럼 낭비를 눈에 보이게 해 스스로 낭비를 줄이도록 유도하는 관리가 사회 전체로 퍼져나갔으면 싶다.
김선구 카디프생명보험부사장 sunkoo2000@yaho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