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무원노조 민노총 가입 후폭풍] "군인들도 노조 만들겠네…노조명칭에서 공무원 빼달라"

●노조 홈피 비난글 쇄도

노조 통합과 민주노총 가입을 의결한 전공노와 민공노,법원노조의 홈페이지에는 23일 하루종일 네티즌들의 비난이 쏟아졌다. 상당수 네티즌은 노조활동이 공무원의 중립성을 해치는 데다 기존 민간 노조들도 등을 돌리는 민주노총에 가입한 것은 '공복'이라는 신분을 망각한 처사라고 질타했다.

'일반인'이라는 필명의 네티즌은 "국민 세금을 받으며 정년이 보장된 집단이 무슨 노조냐.어딜 가든 공무원들 보면 업무 대비 숫자(가) 넘쳐난다"며 노조 통합과 민주노총 가입을 '철밥통'을 지키기 위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한국건아'라는 필명의 네티즌은 "국민의 세금으로 운영되는 공무원(사회)의 특성상 정치색을 갖고 있는 민노총에 가입하는 것이 과연 옳은 선택인지 의문이 든다"고 지적했다.

'국민의 목소리를 듣지 않는 공무원'이란 네티즌은 "공무원이 진짜 노동자인지 아무리 생각해도 모르겠다. 곧 군인들도 노조하겠다고 나서겠다"고 비꼬기도 했다. '선덕여왕'이란 네티즌은 "민노총을 탈퇴하는 기업들이 줄을 서고 있는데 공무원들은 과격 폭력으로 낙인 찍힌 민노총에 가입했다"며 "(앞으로) 투쟁할 생각하지 말고 국민들을 위한 서비스 질 향상에 노력해야 할 것"이라고 꼬집었다.

국민들과 네티즌의 질타가 이어지면서 공직사회에서도 정치투쟁에 몰두하는 민주노총 가입만은 재고해야 한다는 분위기가 확산되고 있다.

경남도청 공무원노동조합 윤효원 위원장은 "노조원들의 뜻을 모은 결과 행정 중립,공무원의 집단행동 금지,상급단체에 대한 회비 납부 문제 등 신중히 검토해야 할 사안이 많다"며 통합 노조 가입을 유보한다고 밝혔다.

공무원노동조합총연맹 관계자는 "민노총 가입은 공무원 신분으로 법을 어기는 것으로 문제가 있다"며 공무원 노조들의 민노총 가입에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이 관계자는 또 "공무원 노조 통합 및 민노총 가입에 참여하지 않은 공노총은 앞으로도 공무원 노조 통합에만 주력하겠다"며 독자노선을 재천명했다.

전공노,민공노,법원노조의 자유게시판에도 자성을 촉구하는 글들이 잇따르고 있다. '허탈'이라는 필명의 공무원은 '같은 공무원이지만 정말 부끄럽소이다'란 글에서 "노조 통합은 이해하지만 민노총 가입이라….웬만하면 단체명에서 공무원이라는 글자를 빼 달라"고 요구했다.

자신을 조합원이라고 밝힌 '온교조'는 "우리 공무원 노조가 시대적 흐름에 역행해 상급단체 노조에 가입해 회비를 상납해야 하느냐"며 "특정 상급단체 가입을 적극적으로 반대한다"고 밝혔다.

자신을 전공노 경기도 OO시 조합원이라고 소개한 네티즌은 "여태까지 민노총이 보여준 행태가 싫다. 3개 노조의 통합은 찬성했지만 민노총 가입은 다시 생각했으면 좋겠다"는 의견을 내놨다.

'자유민주공무원'이란 필명의 공무원은 "국민의 세금을 받아서 생활하고 공무를 집행하고 법을 집행하고 국민들에게 최고의 서비스를 제공해야 될 사람들이 민주노총 가입이라니…"라며 "그럼 일반 기업들이 파업하면 우리도 총파업해야 되느냐"고 집행부의 자성을 촉구했다.

김태철/대구=신경원/창원=김태현 기자 synerg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