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두순·유영철 등 흉악범 DNA, 지문처럼 DB화

내년 하반기부터…범죄수사 활용
조두순 강호순 유영철 등과 같은 흉악범의 DNA가 내년부터 지문과 마찬가지로 수사기관의 데이터베이스(DB)에 반영구적으로 보관돼 범죄 수사에 활용된다. 정부는 DB 운용을 통해 흉악범죄 재범자를 조기 검거하고 무고한 혐의자 발생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법무부는 20일 행정안전부와 공동발의한 'DNA 신원확인 정보의 이용 및 보호에 관한 법률' 제정안이 국무회의를 통과함에 따라 이달 중 국회에 제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전강진 법무부 형사법제과장은 "내년 상반기에 법안이 통과되면 6개월의 유예기간을 거쳐 하반기에 시행될 것"이라고 말했다. 법안에 따르면 재범 우려와 피해 정도가 큰 강력범죄를 저지른 수형자와 벌금형 이상의 유죄가 확정된 자,구속된 피의자,범죄 현장의 유류품 등에서 채취한 DNA가 검찰과 경찰 DB에 저장된다. 대상 범죄는 살인,아동 · 청소년 상대 성폭력범죄,강간 · 추행,강도,방화,약취 · 유인,특수체포 · 감금,상습폭력,조직폭력,마약,특수절도,군형법 중범죄 등 12개 유형이다. 잔인하게 8세 여아를 성폭행한 조두순이나 연쇄살인범 강호순,유영철 등이 모두 해당된다.

검찰과 경찰은 범인이나 피의자의 동의를 받아 구강 점막을 면봉으로 훑어 DNA를 채취하거나,당사자가 동의하지 않으면 법원에서 'DNA 감식시료 채취 영장'을 발부받아 강제로 채취할 수 있다. 검찰과 경찰은 범죄가 발생하면 현장에서 채취한 DNA와 DB에 관리 중인 DNA를 비교해 범인을 특정해 검거하게 된다. 법무부는 형사적 책임을 지는 만 14세 이상 범죄자를 기준으로 연간 3만명가량의 DNA가 저장될 것으로 예상했다.

법무부에 따르면 범죄자의 DNA를 저장하는 제도는 미국 영국 독일 등 70여개국에서 시행 중이며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0개국 가운데 한국과 터키,멕시코를 제외한 모든 나라가 운영하고 있다. 법무부는 DB 운용을 통한 개인 유전자 정보 유출 우려에 대해 "DNA 중 유전정보를 가진 유전자(2%)를 제외한 나머지 부분을 분석한 결과를 숫자화 · 코드화해 수록 · 관리하기 때문에 유출 우려가 없다"고 설명했다.

임도원 기자 van769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