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증시] GDP 증가율ㆍ기업실적 발표…'눈치보기' 장세될 듯

이번 주 미국 뉴욕증시에서는 눈치보기 장세가 펼쳐질 전망이다. 기업실적과 국내총생산(GDP) 증가율 등 경기 관련 지표에 따라 다우지수 10,000선을 두고 매매 공방이 벌어질 것으로 보인다. 또 연방하원의 건강보험 입법화 과정에서 웰포인트 등 건강보험회사들의 주가 변동성이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29일 발표될 3분기 GDP 증가율은 뉴욕증시 전반의 분위기를 좌우할 가능성이 크다. 전문가들은 '중고차 현금보상 프로그램' 등 연방 정부의 각종 경기부양 정책에 힘입어 3분기 GDP가 3% 이상의 증가율을 기록하면서 1년 만에 성장세로 돌아섰을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결과가 예상대로 나오면 경기 회복에 대한 자신감을 갖게 된 투자자들이 공격적으로 주식 매입에 나설 수 있다. 반대로 경기 회복 강도가 약한 것으로 확인되면 주가가 하향 곡선을 그릴 가능성이 크다. 특히 3주째 지속된 조정장세에 대한 피로감 탓에 투자자들이 이익실현에 나설 경우 뉴욕증시는 크게 출렁일 수 있다. 일각에서는 경기 회복과 기업실적 호전 등 각종 호재가 이미 가격에 반영된 만큼 랠리를 촉발시킬 요인을 찾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27일에 발표되는 8월 S&P케이스실러 주택가격지수를 통해선 바닥을 친 주택시장의 회복 가능성을 어느 정도 파악할 수 있게 된다. 다음 날인 28일에는 9월 내구재 주문과 신규주택 판매 등이 나온다. 내구재 주문은 미국 수요 회복 여부를 파악할 수 있는 유용한 지표다.

달러의 향방도 상품가격은 물론 주식시장에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 약달러는 미국 기업의 수출을 늘려 무역적자를 줄일 수 있는 이점이 있지만 자칫 외국자본이 미국 자산에서 발을 빼는 상황을 맞을 수도 있다. 조셉 라보그나 도이체방크 수석이코노미스트는 "달러가 조금씩 약세를 보인다면 이를 꼭 부정적인 현상으로 받아들일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달러 약세와 관련해 이번 주로 예정된 연방정부가 발행하는 1160억달러 규모의 국채가 무난히 소화될지 여부도 관심사 중 하나다.

기업실적도 여전히 주목대상이다. 이번 주에는 S&P500지수 편입 종목 중 149개사와 4개 다우지수 종목이 실적을 공개한다. 엑슨모빌 셰브론 등의 에너지 기업은 전년 동기에 비해 매출과 순이익이 감소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작년 3분기에는 국제유가가 배럴당 147달러까지 상승해 막대한 순이익을 거뒀기 때문이다. 때문에 시장의 관심은 3분기 실적 자체보다 개별기업의 실적전망에 쏠리고 있다. 톰슨로이터 집계에 따르면 지난주까지 실적을 발표한 기업 중 예상을 웃돈 곳의 비중은 81%에 달했다. 전문가들은 3분기 기업 실적이 작년 동기보다 18%가량 떨어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달 초만 해도 3분기 실적은 25% 감소했을 것으로 추정돼왔다. JP모건체이스의 미국 주식 투자전략가인 토머스 리는 "기업실적에 대한 투자자들의 기대치가 높아진 만큼 웬만한 실적으로는 상승장세를 촉발시키기 어려울 것"이라고 진단했다.

뉴욕=이익원 특파원 ik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