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진하는 한국 기업] 현대모비스, 글로벌 부품사 도약…한국타이어 이익률 '세계 최고'

한국타이어는 올 3분기 전 세계 타이어 업계 가운데 최고 수준의 영업이익률을 달성했다. 올초만 해도 오랫동안 어두운 터널 속에 있어야 할 것이란 예상을 보기 좋게 뒤집었다. 현대모비스도 3분기 순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76.9% 증가한 것으로 전문가들은 예측하고 있다. 현대 · 기아자동차의 질주에 이어 국내 자동차 부품 업체들도 위기를 기회로 바꾼 저력이 돋보였다.

◆현대모비스,'위기에 더 빛난다'현대 · 기아차 계열 국내 최대 부품업체인 현대모비스는 지난 3분기 매출 2조5700억원,순이익 3260억원을 달성한 것으로 추정(교보증권)된다. 전년 동기 대비 각각 30%,76.9% 증가한 수치다. 영업이익은 다소 하락할 전망이다.

현대모비스의 가장 큰 성장 동력은 모기업 효과다. 일각에선 '무임 승차'라는 지적을 보내기도 하지만 안정적인 수익원은 위기에서 큰 빛을 내는 법이다. 중요한 것은 현대모비스가 모기업 실적에 의존하는데서 벗어나 글로벌 부품업체로의 도약을 착착 진행 중이라는 점이다.

지난달 초 미국 '빅3' 가운데 하나인 크라이슬러그룹에 20억달러(약 2조5000억원) 규모의 섀시 모듈(자동차 뼈대를 구성하는 부품 여러 가지를 하나로 묶은 부품 조합)을 공급하기로 한 것이 대표적인 사례다. 이 계약은 부품 수출 역사상 최대 규모로 기록됐다. 자동차 모듈은 현대모비스가 가장 주력하는 분야다. 현대 · 기아차의 품질이 글로벌 시장에서 인정받자 현대모비스 제품도 덩달아 부상하고 있다. 현대모비스는 지난 4월 베이징에 2공장을 가동하며,중국에서 모듈 100만대 시대를 열었고,11월에도 체코 공장을 본격 가동하면서 기존 슬로바키아 공장과 함께 유럽에서 모듈 60만대 생산체제를 구축한다.

현대모비스의 또 다른 성장 동력은 하이브리드카 핵심 부품이다. 현대오토넷과의 합병으로 전장 부품 부문에선 상당한 경쟁력을 갖췄다. 안수웅 LIG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현대모비스는 친환경차의 핵심인 2차전지,구동모터,IPM 전장부품 등 녹색부품 시장에 모두 진입했다"며 "최소 2년간의 연구개발 기간이 필요하겠지만 2013년까지 현대 · 기아차의 친환경차 생산목표 10만대가 달성되면 이에 따른 추가 매출액 4조원이 발생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국타이어 사상 최대 실적국내 1위,세계 7위의 타이어 회사인 한국타이어는 올 3분기 글로벌 연결 기준으로 전년 동기 대비 26.4%가 증가한 1조4399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영업이익도 전년 동기 대비 536.4% 상승한 2750억원에 달했다. 영업이익률은 19.1%로 글로벌 타이어 업계 중 최고 수준이다.

불황기 타개책으로 실속형 타이어 시장에 과감히 진출하는 등 '안방'에서 점유율을 대폭 확대한 것이 실적 개선의 견인차 역할을 했다. 한국타이어의 내수 시장 점유율은 절반을 넘어섰다. 매출도 33% 성장했다.

중국 시장 1위를 평정하는 등 해외 시장에서도 견조한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중국 법인의 수익성이 개선돼 영업이익률 17.2%를 달성했다. 헝가리 생산 법인도 안정화 단계에 접어들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액이 67% 증가했다. 시장 다변화 전략에 따라 이머징 마켓인 독립국가연합(CIS)과 중동 지역에서 판매 네트워크를 강화하고,영업 활동을 적극적으로 펼친 것도 위기를 극복하는 데 기여했다.

박동휘 기자 donghui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