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인재포럼 2009] "獨, 노동시장 유연성ㆍ감세 덕에 금융위기 빨리 극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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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뢰더 前 독일총리 인터뷰"독일이 다른 유럽 국가들에 비해 글로벌 금융위기의 충격을 덜 받은 것은 그동안 꾸준히 추진해온 노동시장 유연성 제고와 감세 정책 덕분이었습니다. "
행정부처 분산후 엄청난 후유증
한국경제신문이 3일부터 5일까지 서울 쉐라톤그랜드워커힐호텔에서 개최하는 '글로벌 인재(HR)포럼 2009'에 참석하기 위해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입국한 게르하르트 슈뢰더 전 독일 총리는 "2003년 노동계의 반발을 무릅쓰고 시행한 경제개혁 프로그램 '아젠다 2010'의 결과가 이제서야 나타나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1998년부터 2005년까지 총리직을 역임한 슈뢰더 전 총리는 각종 개혁 프로그램을 통해 동 · 서독 통일 후유증으로 침체에 빠진 독일 경제를 다시 성장 궤도에 올려 놓은 주역이다. 독일 역사상 가장 진보적인 정치인으로 꼽히는 그는 공항 귀빈실에서 한국경제신문과 인터뷰를 갖고 "개혁이 어려운 까닭은 정책 입안과 집행 사이에서 발생하는 '시간차' 때문"이라며 "민주주의 사회에서 다양한 견해의 유권자들을 설득해 개혁을 추진하는 과정은 물론 정책이 효과를 나타내는 데도 오랜 시간이 걸린다"고 말했다.
슈뢰더 전 총리는 "'미스터 바스타(BASTA · '내가 하는 대로 따라와'라는 뜻의 독일어)'라고 불리면서까지 노동시장 유연화,사회보장제도 개혁,소득세 · 법인세 인하 등을 담은 '아젠다 2010'을 저돌적으로 추진한 결과 독일 경제는 이제 위기에도 강한 체질을 갖추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지난해 글로벌 금융위기를 통해 세계 경제가 좌우 이념을 초월한 새로운 시스템을 만들어가고 있다"며 "이번 위기는 세계 경제가 더 나은 시스템을 찾아가는 과도기적 '성장통'"이라며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새로운 세계 경제 시스템의 형태에 대해 그는 "아직 탄생하지 않았지만 세계 각국이 노력을 통해 만들어가면 서서히 모습을 드러낼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또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가 새로운 세계 경제 시스템의 틀을 짜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며 "그중에서도 빠른 속도로 경제위기를 극복하고 있는 아시아 국가들과 한국에 거는 기대가 크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개막한 '글로벌 인재포럼 2009'는 세계은행 초청으로 행사에 참가한 동아시아 · 태평양지역 교육부 장 · 차관 등을 대상으로 한 '아 · 태지역 HRD 전문가 워크숍',대한민국 인재상 수상 대학생 80여명과 초청연사가 만난 인재상 연수 프로그램,VIP 환영 리셉션,한국대학교육협의회가 주최한 '2009 대학평가 국제세미나' 등의 첫날 일정을 소화했다. 4일에는 게르하르트 슈뢰더 전 독일 총리 등이 연사로 나서는 개막 총회와 기조 세션,주제별 특별 세션 등이 열린다.
성선화 기자 d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