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인재포럼 2009] 리더가 떠나도 리더십 심어놓은 기업은 살아남는다

기업 위기극복과 인재전략…쉐라톤 워커힐 호텔
좌담회 패널
김주현 현대경제연구원원장
데이브 울리히 미시간대 경영대학 석좌교수
스캇 드라흐 보잉사 부사장
린다 마이어스 SK㈜ 상무
'글로벌 기업의 위기 극복과 인재 전략'을 주제로 4일 열린 특별좌담회에서는 경제 불확실성 시기에 한국 기업들이 택해야 할 전략과 장기 인재 육성 방안에 대한 조언이 쏟아졌다. 좌담회는 데이브 울리히 미시간대 석좌교수,린다 마이어스 SK㈜ 상무,스캇 드라흐 보잉 부사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김주현 현대경제연구원장의 사회로 진행됐다.


△김주현 원장=더블딥 논의가 나오고 있는데,경제 침체가 어느 정도 심각한가. △린다 마이어스 상무=가장 어려운 시기는 방금 지나갔다. 대량 구조조정을 할 필요는 없다. 이미 긴축정책을 했고 그것은 효과가 있었다. 꽉 조였던 안전벨트를 좀 느슨하게 해도 될 것 같다는 뜻이다. 이제는 기업과 인재의 세계화에 대해 좀 더 논의해야 할 때다.

△스캇 드라흐 부사장=우리는 경기 변화에 따른 대응 매뉴얼을 마련해놓고 있다. 현재 최악은 벗어났지만 경기 상황을 지켜보면서 대응하려고 한다.

△김 원장=글로벌 기업이 경제 침체를 극복하기 위한 전략은 무엇이 있을까. △드라흐 부사장=전략은 세 가지가 있다. 건강한 핵심 비즈니스를 보호하고,인접 산업으로 점차 영역을 확대하는 전략을 수립하고,새로운 기회를 창출하는 것이다.

△마이어스 상무=리더십이 중요하다고 본다. 위기가 닥쳤을 때 리더십에 변화를 주는 것은 늦다. 수시로 CEO의 전략과 그가 처한 경제 상황을 점검하면서 주기적으로 변화를 줘야 한다.

△데이브 울리히 석좌교수=핵심적인 전략으로 세 가지를 꼽을 수 있다. 핵심 비즈니스를 보호해야 한다는 데 동의한다. 둘째는 성장을 위해 산업 지형의 변화와 고객 변화에 집중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대담하고 창의적인 방식으로 비즈니스를 이끄는 게 중요하다. △김 원장=위기 때 기업에 가장 중요한 이슈는 무엇인가.

△마이어스 상무=위기일수록,경제가 어려울수록 인재의 중요성이 커진다. 하지만 그에 대해 일반화하기는 어렵다. 각 기업의 가치와 베이스에 기반해서 인재 전략을 짜야 한다.

△울리히 교수=한국의 인턴 제도는 매우 흥미롭다. 정부가 인턴 제도를 독려하고 기업이 대학과 연계해 대규모 인턴을 채용하는 것은 미국 시스템이 갖지 못한 장점이다. 인재 문제는 정부와 산업,대학이 함께 고민하고 해결해야 한다. △드라흐 부사장=위기 시에 시나리오별로 기업들이 대응책을 짜듯이 인재 전략도 시나리오별로 대처해야 한다. 보잉사의 경우 경제위기 단계마다 별도의 인재전략을 구축해놓고 있다.

△김 원장=한국 기업들에 조언을 한다면.

△드라흐 부사장=한국은 엔지니어 육성에 더 힘써야 한다. GDP는 세계 13위인데,기술 전문가는 그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마이어스 상무=인재의 다양성을 확보했으면 좋겠다. 우선 여성과 외국인 노동자 비중을 늘리고 그들의 의견을 경청해야 한다.

△울리히 교수=리더보다 리더십이 중요하다. 경제 불확실성 시대에 기업들은 더욱 리더십의 필요성을 절감할 것이다. 리더십의 핵심은 Focus(집중),Innovation(혁신),Globalization(세계화),Accountability(책임감) 등이다. 아시아 사람들은 기업에 대한 소속감이 강하다. 그것을 버릴 필요는 없다. 다만 리더들이 더 배우려고 하고 권위를 배분하는 것이 필요하다.

△김 원장=한국은 미국 대학에서 많은 박사를 배출했다. 이것이 한국의 희망이라고 생각하는데.

△울리히 교수=맞다. 하지만 지식 자체보다 지식을 생산성으로 연결시키는 것이 중요하다. 한국은 노동시간에 있어서도 세계에서 가장 긴 편에 속하는데,일을 많이 하는 것이 아니라 일을 현명하게 하는 것이 점점 중요한 시대가 되고 있다. 한국 기업들이 향후 지속 성장을 위한 HR 전략을 수립하려면 근본적인 두 가지 문제가 해결돼야 한다. 지나치게 낮은 출산율을 높이고 외국인 노동자의 이민을 늘리는 것이 그것이다. 한국은 출산율을 대체할 인구가 필요하다.

△마이어스 상무=나는 거기에 여성 정책을 추가하고 싶다. 출산율을 높이기 위한 여성 정책이 획기적으로 변화돼야 한다. 아이를 낳으라고 아무리 강조해도 여성들이 출산 후 회사에서 일할 수 있는 육아 지원책이 없으면 소용없다.임원기 기자 wonk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