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산 못믿고 日製 비싸고…'빅 바이어'가 몰려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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貿協, 18일부터 '한국상품 구매대전'월마트,로우스,P&G,베스트바이 등 글로벌 유통 · 소비재 기업들이 한국 상품 구매를 늘리기 위해 대거 몰려온다. 미국 경제전문지 포천이 선정한 500대 기업만 15개에 달한다. 세계 최대 소비시장으로 떠오른 중국 유력 기업들도 소비재와 기계류 · 부품 등을 조달하기 위해 구매팀을 파견한다.
월마트ㆍ로우스 등 해외 101社 참가
한국무역협회는 오는 18~20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미국 중국 등 14개국 101개 기업이 참가한 가운데 '한국우수상품 구매대전'을 연다고 13일 밝혔다. 참가 기업들에는 월마트,오샹,울워스 등 미국 프랑스 호주를 대표하는 유통업체를 비롯해 '중국의 이마트'로 불리는 뱅가드(중국명 화룬완자),사무용품 유통업체 탑 차이나,부동산 업계의 강자 방케 등 중국 각 분야에서 1,2위를 다투는 업체들이 포함됐다. 이들 기업 중 30%가량은 연 매출 10억달러가 넘는 '빅 바이어'로 그동안 한국 상품을 구매해 본 적이 없던 기업들이 상당수 포함돼 있다. 전체 참가업체 가운데 45%가 한국 기업과의 첫 거래를 위해 찾아온다.
최원호 무역협회 e서비스 팀장은 "글로벌 소싱 바이어들은 그동안 중국 등에서 물건을 조달해 세계 시장에 공급해왔지만,가격과 품질을 두루 만족시키는 한국 상품 소싱을 늘리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무역협회의 사전 설문 결과 '빅 바이어'들이 한국을 찾는 주된 이유는 "중국산은 품질을 못 믿겠고,일본산은 너무 비싸기 때문"으로 조사됐다. 자동차 분야에서 도요타,폭스바겐,BMW 등 유수의 글로벌 기업들이 한국산 부품에 주목하고 있는 것과 마찬가지 맥락이다.
자비(自費)로 한국행을 결정하는 등 구매 열기도 뜨겁다. 최 팀장은 "바이어 방한시 으레 제공하는 항공,숙박비를 스스로 부담하면서까지 이번 행사에 참가하겠다고 밝혀온 기업이 적지 않다"고 전했다. 프랑스 유통업체인 오샹과 중국의 뱅가드는 19일 수출 상담회 개막식에서 국내 수출 기업과 수백억원 규모의 양해각서를 체결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우수상품 구매대전'은 무역협회가 중국 내수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기획했지만 글로벌 소싱 바이어들이 참석 의사를 밝히면서 '판'이 커졌다.
국내 수출기업 1000여곳이 이 행사에 참가,2000건 이상의 수출 상담을 진행한다. 생활가전업체 부방 테크론(쿠첸) 등 36개사는 해외 기업들이 품질과 디자인 등을 직접 점검할 수 있도록 상담회장 안에 특별 전시코너를 마련하기로 했다. 웅진코웨이는 행사장 곳곳에 자사 공기청정기와 정수기를 배치,해외 진출 확대를 타진할 계획이다. 무역협회는 서울 부산 대구 인천 등 전국 13개 지방자치단체와 농수산물유통공사 등 수출지원기관이 전체 국내 참가업체의 51.2%에 해당하는 383개 업체를 모집,이번 행사에 공을 들이고 있다고 전했다.
박동휘 기자 donghui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