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LG그룹 '내수 쌍두마차' 잘 달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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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생활건강·패션 성장성 부각
외국인 매수타고 신고가 질주
LG그룹의 정보기술(IT)주들이 주춤한 사이 범LG가의 내수주들이 뜨고 있다. 생활용품 1위 업체인 LG생활건강과 의류업체 LG패션이 그 주인공이다.
수출주의 환율 효과가 약해지면서 외국인들이 IT주 대신 실적 전망이 좋은 내수 소비주를 집중적으로 사들이고 있기 때문이란 분석이다. LG생활건강은 13일 3.75% 오른 26만2500원에 마감,지난 10월 초 기록했던 1년 신고가(26만8500원)에 바짝 다가섰다. LG패션은 사흘 만에 0.17% 하락으로 마감했지만 장중엔 1% 이상 오른 2만9800원으로 신고가를 경신했다. 이 회사는 이달에만 8% 넘게 오르는 상승세를 타고 있다. LG그룹의 내수 쌍두마차인 이들은 지난 9월 각각 21.9% 급등한 이후 3분기 실적 발표를 마무리하면서 이달 들어 다시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상반기에 잘나갔던 LG그룹 IT주들이 부진한 흐름을 보이고 있는 것과는 대조적이다.
이는 외국인들의 매수세가 IT주보다 내수 소비재주로 전환하고 있기 때문이란 분석이다. 실제 LG패션의 외국인 지분율은 지난 9월 14%대에서 현재 20%대로 늘어났다. LG생활건강도 지난 9월부터 외국인 매수세가 확대되는 추세다.
외국인은 이들의 실적개선에 주목하고 있다는 평가다. LG생활건강의 경우 4분기에도 매출 3570억원,영업이익 340억원으로 각각 전년 동기 대비 10.5%,37.2% 성장할 것이라는 게 증권업계의 전망이다. 윤효진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3분기 영업이익이 생활용품 부문에서 전년 동기 대비 30% 확대됐고,화장품 부문에선 26% 증가하는 등 전 사업부문이 고르게 성장하고 있으며 향후 전망도 밝다"고 분석했다. 그는 "원 · 달러 환율 하락에 따라 원자재 가격이 떨어져 생활용품 부문의 수혜도 기대된다"고 말했다.
LG생활건강의 자회사인 코카콜라음료가 높은 실적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는 점도 호재로 꼽힌다. 이에 따라 SK증권은 목표주가를 24만5000원에서 30만원으로 높였다.
LG패션에 대한 4분기 실적개선 기대감도 높아지고 있다. LG생활건강과는 달리 지난 3분기 실적이 예상치를 크게 밑도는 '어닝쇼크'를 기록했지만 불확실성이 해소되면서 오히려 향후 실적 개선폭이 클 것이란 전망이 힘을 얻고 있다. 박종대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소비경기 회복에 따른 여성복 부문의 빠른 성장세를 감안하면 4분기부터 본격적인 실적개선이 가능할 것"이라며 목표주가를 기존 3만3000원에서 3만6000원으로 상향 조정했다.
손효주 LIG투자증권 연구원도 "내년 경기에 민감한 남성복의 실적 턴어라운드가 예상되는 등 장기 성장성이 기대된다"며 목표주가를 기존 3만1000원에서 3만5000원으로 높였다.
조진형 기자 u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