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러시아 펀드, 희비의 '쌍곡선'

"중국은 울고, 러시아는 웃고!"

해외주식형펀드에서 석 달 가까이 돈이 빠지고 있다. 중국과 브릭스 펀드 등 대규모 펀드를 중심으로 자금이 유출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러시아 펀드에는 꾸준하게 자금이 유입되고 있다.16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주(11월5일~11일) 해외주식형 펀드에서는 958억원이 유출됐다. 11주째 규모가 줄고 있다. 해외주식형펀드는 지난 4주간 평균 1600억원이 빠져나갔다.

이는 해외펀드에 대한 비과세 혜택이 올해말로 끝나면서 투자자들이 펀드를 환매하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중국이나 브릭스 펀드가 최근 수익률까지 양호해지면서 환매세는 진정되지 않고 있다. 그러나 원자재나 러시아 펀드에는 자금이 모이고 있다.

펀드평가사 에프엔가이드에 따르면 지난 9월1일부터 11월12일까지 홍콩 H주에 투자하는 중국펀드에서는 5317억원이 빠져나갔다. 브릭스펀드와 중국A주에 투자하는 펀드까지 합치면 환매규모는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설정액 감소세가 큰 펀드는 '신한BNPP 봉쥬르차이나', '미래에셋 차이나솔로몬', '슈로더 브릭스', '미래에셋 차이나디스커버리' 등이었다. 설정액 규모가 큰 펀드들에서 자금이 많이 빠져나갔다.

반면 같은 기간동안 러시아 펀드에는 514억원이 유입된 것으로 집계됐다. 중국펀드에서 빠져나간 자금의 10분의 1에 불과하지만 해외펀드의 환매세가 계속되는 와중에 유일하게 돈이 몰린 곳이 러시아펀드다.

'JP모간 러시아', '미래에셋 러시아업종대표', '우리 러시아익스플로러', '블랙록 월드광업주', 'JP모간 천연자원증권' 등 러시아나 원자재와 관련된 펀드에는 자금이 꾸준히 몰렸다.이에 대해 기준환 JP모간자산운용 인베스트먼트본부 이사는 "러시아는 주가가 많이 오르긴 했지만 여전히 저가메리트가 있다"며 "러시아는 최근에도 금리를 인하하는 등 경제회복세가 이제야 본격화되는 양상"이라고 말했다.

러시아가 최근들어 가시적인 경기회복세를 보이고 있고, 이에 따른 기대감으로 자금이 몰리고 있다는 해석이다. 또한 고수익을 추구하는 단기자금들이 이미 수익을 올린 해외펀드에서 러시아로 갈아탄 것도 최근 설정액이 늘고 있는 이유라고 기 이사는 설명했다.

닉 프라이스(Nick Price) 피델리티인터내셔널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중장기적으로는 경기회복이 진행되면서 아시아와 이머징마켓의 일인당 석유 소비가 증가하고 있어 유가상승이 예상된다"고 전망했다.이어 "러시아와 같은 석유생산국의 강세가 예상된다"며 "러시아의 경우 에너지업종 이외에도 많은 종목이 저평가되어 있어 매력적"이라고 강조했다.

실제 프라이스 매니저가 운용하고 있는 '피델리티 EMEA 주식형 펀드'의 러시아 투자비중은 벤치마크를 상회하고 있다. 벤치마크인 MSCI 이머징 EMEA 지수에서의 러시아 편입비중은 28.3% 이지만, 이 펀드의 투자비중은 33.0%로 4.7%포인트 웃돌고 있다.

한경닷컴 김하나 기자 han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