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즈, 셰브론 대회 불참…"주인공 없이 뭔 재미로…"

스폰서들 "우즈 후원 계속할 것"
의문의 교통사고와 함께 세인들의 입방아에 오른 '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미국)가 자신이 주최하는 골프대회 '셰브론 월드챌린지'에 불참하기로 했다.

작년에도 무릎 수술 뒤 재활치료를 받느라 출전하지 못했던 우즈는 올해는 집 앞에서 교통사고를 당해 출전하지 못한다고 1일(현지시간) 밝혔다. 우즈는 입술이 찢어지는 등 부상을 입었지만 사고 이후 아내와의 불화설이 나오자 언론 앞에 나서지 않으려는 의도가 있는 것으로 관측된다. 우즈는 나아가 당분간 대회 출전을 하지 않겠다고 발표함으로써 그가 내년 시즌 어느 시점에 미국PGA투어에 복귀할지도 관심사가 됐다. 4일부터 나흘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사우전드오크스의 셔우드CC에서 열리는 이 대회는 우즈의 초청장을 받은 세계 정상급 골퍼들만이 출전하는 특급 이벤트 대회다. 세계랭킹 20위 내에 들어야 출전할 수 있고 우승상금은 135만달러(약 15억7000만원)에 이른다. 올해 18명이 출전하며 USPGA챔피언십 우승자 양용은(37 · 테일러메이드)과 재미교포 앤서니 김(24 · 나이키골프)도 초청장을 받았다.

대회조직위원회는 대회 티켓 구매자들에게 환불을 해주거나 내년 대회 입장료 20% 할인을 약속했다. 이 대회에 처음 초청장을 받은 양용은은 우즈와의 재대결을 펼칠 예정이었지만 무산됐다.

한편 우즈를 갑부로 만드는 데 일익을 담당한 기업체인 나이키와 게토레이,질레트 등 스폰서업체들은 일제히 성명을 내고 우즈를 계속 후원할 것이라고 밝혔다. 나이키는 "우즈와 그의 가족은 나이키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고 있다"면서 "이번 교통사고를 개인적인 일로 간주해달라는 우즈의 요청을 존중한다"고 발표했다. 음료업체인 게토레이는 "우즈가 빨리 회복되기를 기원하며, 골프코스에 다시 모습을 나타내기를 학수고대한다"면서 "우즈와의 파트너십은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면도기제조업체인 질레트는 이번 우즈의 교통사고에도 불구하고 우즈 후원을 통한 마케팅 전략에 아무런 변화가 없다고 설명했다.

경제전문지 포브스에 따르면 올해 9월 우즈는 스포츠 선수 가운데 처음으로 총 수입이 10억달러를 돌파한 것으로 집계됐는데,이 가운데 우즈가 PGA투어에서 벌어들인 상금보다 기업체의 스폰서십에 의한 수입이 네 배 정도 많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김경수 기자 ksm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