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마을] 공고생에서 유학파 교수로…"날 키운건 청춘의 몸살"
입력
수정
청춘경영 유영만 지음 | 명진출판 | 264쪽 | 1만2000원'청춘'이란 키워드가 유행이다. 청춘은 새싹이 파랗게 돋아나는 봄철,10대 후반에서 20대에 걸친 인생의 젊은 시절을 이르는 말.얼마 전 한 선배가 새파란 청춘들을 앉혀놓고 질문을 던졌다. "인생에서 부족할 것 없는 대기업 총수가 청춘으로 돌아갈 수 있는 티켓과 현재의 삶을 저울에 올려놓았을 때 어떤 것을 선택할까?"
후배들이 모두 '현재'라고 답하자 그는 이렇게 말했다. "실제 최고경영자(CEO)들을 만나보면 현재 이룬 것이 소멸돼도 다시 청춘으로 돌아갈 수 있으면 좋겠다고 한다. "'경영의 신'으로 불리는 마쓰시타 고노스케도 70세에 젊은이들에게 "할 수 있다면 내가 가진 전부와 바꿔서라도 여러분의 나이로 돌아가고 싶다"고 했다. 진정한 청춘은 나이에 있는 것이 아니라 마음에 있다. 호연지기가 사라진 젊음을 청춘이라 할 수 없으며,황혼의 나이라도 열정적인 마음을 갖고 있으면 늘 푸른 청년이다.
《청춘경영》은 경기침체로 위축된 모든 이들에게 따뜻한 위로의 손을 내밀며 용기와 자신감을 불어넣어 준다. 이 책의 백미는 가난한 공고생에서 존경받는 대학교수로 성장한 저자의 청춘여정 스토리다. 충청도 산골에서 태어난 그는 농사를 지으며 초등학교를 다녔다. 농사를 짓다가 중학교에 늦게 진학한 그는 가정형편 때문에 전액 장학금과 기숙사가 보장된 공고를 선택했다.
책상보다 용접공장에서 지내는 시간이 더 많았던 공고 시절을 보내고 직장에 들어갔지만 희망이 없어 술과 방황의 나날을 보냈다. 어느 날 서점에서 책 한 권을 만난 그는 '미래'를 생각했고 주경야독의 대학입시 공부에 몰입했다. 그리고 새로운 도전으로 유학을 떠났다. 가난한 유학생이라 장학금을 받기 위해 치열하게 공부했으며,식당에서 접시를 닦았다. 박사학위를 받고 귀국해서는 대기업에서 현장 경험을 쌓았고,모교의 교수가 됐다. 그는 이 책에서 방황과 고민에 대한 치유의 매뉴얼을 제공한다. 7단계(방향결정-세상탐구-창의 · 상상의 구현-질문과 통찰-자아성숙-도전시작-꿈의 현실화)로 이뤄진 고민해결 프로세스는 순서대로 음미해도 좋고,자신이 처한 상황에 따라 자유롭게 적용해도 괜찮다.
개인뿐만 아니라 기업과 조직에서도 활용할 수 있다. 대한민국 기업경영의 역사는 일천하다. 해외에서 새로운 경영이론들이 몰려오고 다시 썰물처럼 빠져나간다. 대부분 한국인의 정서에 녹아들지 못해 실패했다. 그런 의미에서 이 책은 불황과 질풍노도의 현재 상황에서 '아름답고 푸른 녹색경영'의 진수를 보여준다.
고난과 역경은 상처를 남긴다. 그러나 저자에게는 상처의 흔적이 별로 없다. "그것은 내 환경을 원망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환경은 단지 내게 몸살 같은 것이죠.심하게 몸살을 앓고 나면 몸이 새롭게 태어납니다. "그는 "처음부터 완벽한 사람은 없으며 부족함이 있어야 채우려는 열망이 생기고,완성되지 않은 일이 있어야 달리려는 노력이 생기기 때문에 부족함과 미완성을 자책하지 말라"고 위로한다. 또 많이 실패하고 아파보고 온몸으로 고통을 겪은 사람이 더 큰 기회를 얻을 수 있다고 강조한다.
마쓰시타도 "청춘이란 마음의 젊음이다. 신념과 희망이 넘치고 용기에 차 매일 새로운 활동을 하는 한 청춘은 그대 곁에 있다"고 하지 않았던가. 이 책을 통해 대학생과 직장인,경영자 모두 대한민국 최고의 '청춘 경영'을 이루길 기원한다.
강경태 < 한국CEO연구소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