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주홍 UL코리아사장, "소비자가 디자인·값 따질때 우린 안전 따지죠"

'안전지킴이' 송주홍 UL코리아사장

"UL 안전인증이 단순히 수출을 위해서만 필요한 건 아닙니다. 안전기준에 맞는 제품을 개발하다 보면 내수용 제품의 품질기준도 높아져 국민의 안전과 건강을 보호하는 효과가 생깁니다. "

올해로 7년째 '안전지킴이'로 활동하고 있는 송주홍 UL코리아 사장(55 · 사진)은 "요즘 소비자들은 상품을 고를 때 디자인이나 기능성은 따지지만 안전 문제는 소홀히 하는 경향이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미국 최초의 안전 인증기관으로 116년 전 출범한 UL은 현재 세계 100여개국에서 7만여개사의 제품 인증을 맡고 있다. 특히 전기 · 전자 · 소방,의료 관련 제품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이 때문에 UL은 안전의 대명사가 됐다. 한국에는 1969년 도입됐고,UL코리아는 1996년 출범했다.

"과거에는 우리 기업들이 미국과 수출 협상을 잘하고도 UL인증을 못 받아 애태웠던 적이 많았습니다. 특히 미국시장 진출을 위해서는 꼭 넘어야 하는 벽이었죠.그래서 20~30년 전만 해도 기업이 UL인증을 받으면 회사에 플래카드까지 내걸었습니다. 하지만 요즘은 당연시합니다. 그만큼 우리 기술과 인식이 발전했다는 증거죠." 국내에서 UL인증을 받은 기업은 2500여개사에 이른다. 이 중 99% 이상이 중소기업이다.

송 사장은 중소기업을 방문해 경영진만 만나봐도 그 회사 제품의 품질을 짐작할 수 있다고 한다. 일상생활에서도 새 제품을 보면 안전마크부터 찾는 습관이 있다. 안전마크가 없는 제품은 기피하는 결벽증(?)도 생겼다. 그는 "안전을 무시하면 사회적 기반이 무너지게 된다"며 "소비자들의 안전을 지켜준다는 자부심으로 일한다"고 말했다. 송 사장은 가장 어렵고도 중요한 일로 인재 양성을 꼽았다. 그는 "기술이 발전하고 제품이 복잡해지면서 안전평가도 그만큼 어려워지고 있다"며 "직원들의 자질이 떨어지면 정확한 평가를 기대하기 힘든 만큼 사람 키우는 일에 공을 들이고 있다"고 밝혔다.

서울대 기계설계학과 출신인 송 사장은 1981년 현대건설에서 출발,SK건설을 거쳐 1993년 ISOS하트포드컨설팅을 설립했다. 2002년 UL코리아 사장으로 취임한 후 사세를 크게 확장한 그는 2003년 세계 UL지사장 가운데 '최고경영자상'을 받았다. 2006년부터는 '세계 UL인증 스피드 개선 프로젝트' 아시아지역 최고책임자를,지난 9월에는 글로벌성능인증서비스 부문장을 맡았다. 이 때문에 그는 1년에 150일 정도는 해외에서 생활하는 강행군을 하고 있다.

최규술 기자 kyusu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