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카페] 정유사가 영화 마케팅 나서는 까닭은…

내년 1월 개봉을 앞둔 '주유소 습격사건2'.10년 만에 나오는 속편의 주 무대도 주유소다. 부산 센텀시티의 에쓰오일 직영 주유소가 등장한다. 드라마나 영화 등의 삽입광고인 PPL(products in placement)을 활용한 영화 마케팅이다.

이번 영화에는 폴사인(상호 표시 간판)은 물론 주유원 유니폼,판촉용 포스터 등이 그대로 노출된다. 리얼리티를 위해 영화사가 현실감 있는 촬영을 주문했기 때문이다. 그만큼 홍보 효과가 클 것으로 에쓰오일 측은 기대하고 있다. 에쓰오일이 낙점된 이유는 기업 이미지(CI) 덕도 있다. 영화사 측은 노란색,녹색으로 형상화한 에쓰오일의 CI가 젊고 역동적인 영화 분위기와 적합하다고 판단해 선택했다는 후문이다. 에쓰오일 관계자는 "영화 관객과 에쓰오일의 고객 타깃층이 일치해 촬영 섭외를 받아들였다"고 설명했다.

정유업계의 영화 마케팅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1996년에 상영된 '은행나무 침대'에는 GS칼텍스의 옛 이름인 호남정유 옥외간판이 나온다. 정유업계의 첫 PPL 사례다. 이후 한국형 블록버스터 영화로 손꼽히는 1998년작 '쉬리'에도 GS칼텍스의 두 번째 이름인 LG주유소가 배경으로 쓰였다.

2000년에 상영한 '주유소 습격사건'은 경기도 분당 서현동의 현대오일뱅크 주유소가 주 배경이다. 이 영화는 당시 250만명의 관객이 몰리는 흥행 대박을 기록하면서 10억원 이상의 홍보 효과를 톡톡히 누렸다. 이번 촬영을 위해 에쓰오일은 별도의 광고비 지원 없이 조명 설치,바닥도색 공사 금액 등으로 2000만원 정도를 투입했다. 촬영기간 중 해당 주유소 영업 차질에 따른 손실비용도 포함한 금액이다. 투자비용은 적은 편이지만 전편의 사례에 비춰볼 때 상당한 홍보 효과를 거둘 것이란 전망이다. 부산지역에서 매출 규모가 가장 큰 랜드마크 주유소인 만큼 영화 상영 이후 매출 신장 효과도 극대화될 것으로 회사 측은 기대하고 있다.

에쓰오일은 이달부터 상영 중인 청춘영화 '비상'도 협찬했다. 양재동의 에쓰오일 주유소가 10분 정도 나온다. 에쓰오일은 2007년부터 주요 도시의 CGV 영화관에 고객 초청 무료관람 서비스를 제공하는 등 영화 마케팅을 강화하고 있다. '주유소 습격사건2' 개봉 때에도 3000명가량의 고객을 초청할 계획이다.

이정선 기자 sun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