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왕국’ 퀄컴 비결은 R&D…매년 매출 20% 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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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원 4000명·특허 6만개 넘어'보유 특허 6만5700여개,매년 매출의 20% 이상을 연구 · 개발(R&D)에 투자하는 회사.'
미국의 정보기술(IT) 회사 퀄컴은 개발자의 천국이다. 퀄컴 본사가 있는 미국 캘리포니아주 최남단 샌디에이고에만 30여동의 연구시설이 있다. 이곳에선 4000명에 달하는 본사 연구원이 주력 사업인 휴대폰용 칩세트를 비롯해 초고속 무선인터넷 '롱텀에볼루션(LTE)','스마트폰 운영시스템(OS)''브루 모바일 플랫폼(BMP)' 등과 관련한 기술 개발에 여념이 없다. 본사 1층 로비에 있는 '특허의 벽(patent wall)'은 기술 왕국,퀄컴의 현주소를 대변한다. 특허의 벽은 퀄컴의 연구진이 미국 유럽 아시아 등지에서 따낸 이동통신 관련 특허 수천 개를 동판으로 새겨 전시한 것이다. 본사 맞은편에 있는 R&D센터 로비에 붙여 놓기 시작한 것이 늘어나 본사 건물까지 넘어왔다.
퀄컴이 최근 관심을 쏟고 있는 연구 분야는 모바일 소프트웨어다. 단순히 칩세트만 만들다간 갈수록 치열해지는 글로벌 모바일 경쟁에서 밀릴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내년부터 자체 모바일 OS인 BMP를 내놓기로 한 것도 하드웨어(칩세트)와 소프트웨어(OS)를 묶어 시너지 효과를 내려는 전략이다.
최근엔 애플의 아이폰용 응용프로그램(애플리케이션) 장터인 앱스토어와 비슷한 형태의 '플라자 리테일(plaza retail)'도 선보였다. 플라자 리테일의 가장 큰 특징은 모바일 OS와 상관없이 대부분의 스마트폰에서 응용프로그램을 내려받아 쓸 수 있도록 만든 것이다. 아빈 챈더 퀄컴 부사장은 "제조사별로 다른 모바일 OS 탓에 이동통신사들이 응용프로그램 사이트를 구축하는 데 어려움을 겪어 왔다"며 "플라자 리테일은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시스템"이라고 강조했다. 회사 측은 한국의 KT,일본의 KDDI 등 60여개 제휴사와 관련 논의를 진행하고 있다.
퀄컴은 '미라솔(mirasol)'이란 저전력 디스플레이 사업도 벌이고 있다. 미라솔은 두 개의 거울 사이로 빛을 통과시켜 화면을 만드는 신기술이다. 체릴 굿맨 미라솔사업부 디렉터는 "컬러 화면에 동영상까지 보여줄 수 있으며,전력 소모량은 액정표시장치(LCD)의 10분의 1에 불과하다"고 설명했다. 회사 측은 내년 중 미라솔을 장착한 전자책(e-book)도 내놓을 계획이다.
한국의 지상파 DMB와 비슷한 모바일TV인 '플로(FLO) TV',초고속 모바일 프로세서인 '스냅드래곤' 등에도 퀄컴은 많은 돈을 투자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퀄컴랜드(연구센터)에선 남들이 하지 않는 차세대 기술을 끊임없이 연구하고 있다"며 "내년 초 한국 시장에선 LG전자가 퀄컴의 스냅드래곤을 장착한 휴대폰도 내놓을 예정"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