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공 자영업 길라잡이] 고령자 도시락배달업·퀵마사지숍, 日서 잘나간다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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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뜰 아이템은
테이크아웃형 도시락전문점
일본시장 벤치마킹으로 성공
무조건 따라하기보다는
철저한 현지화 필요
'일본을 보면 한국시장이 보인다. '
일본은 한국과 경제상황이 비슷하고 지리적으로 가까워 창업자들이 벤치마킹 1순위로 꼽는 지역이다. 일본에서 뜨는 아이템 중 우리나라 문화나 소비 성향에 부합하는 것들이 많아 국내에서도 성공 가능성이 높다. 일본시장을 벤치마킹해 국내에서 성공을 거둔 대표적인 아이템은 테이크아웃형 도시락전문점이다. 프랜차이즈 업체인 '한솥도시락'은 일본에서 성행하던 테이크아웃 도시락을 들여와 전국에서 430여개 가맹점을 운영하고 있다. 테이크아웃 도시락이 국내에서 성공할 수 있었던 비결은 가격은 싸고 투자비가 적게 들기 때문이다. 매장 내 서비스 인력을 줄여 품질 좋은 도시락을 3000원대에 팔아 직장인이나 학생들로부터 인기를 모으고 있다.
라멘,사케 등도 한국적 맛을 가미해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라멘은 돼지뼈,닭뼈 등을 고아낸 육수에 생면을 사용하는 건강식이지만 특유의 느끼한 맛 때문에 한국 시장에서 확산되지 못했다. 최근 프랜차이즈 업체들은 느끼한 맛을 줄인 한국형 육수를 개발하고,한 끼 식사로 손색이 없는 '웰빙 음식' 이미지를 부각시켜 라멘 전문점들이 급성장하고 있다. '사케'에 한국식 포장마차 분위기를 접목한 사케요리 주점도 주목받고 있다.
지난해 일본에서는 △고령자 도시락 배달업 △중고 · 리사이클숍 △토털 리빙서비스 △시니어 찻집 △퀵마사지숍 등이 새로운 창업 아이템으로 각광받았다. 우리나라에서도 고령 인구가 늘어나는 추세여서 고령자 대상 음식 배달 서비스업,시니어 찻집 등은 전망이 밝다. 소비자들 사이에 환경에 대한 관심이 높아져 중고품을 재활용하는 리사이클숍도 성장 가능성이 크다. 컴퓨터 작업 등의 업무로 인해 어깨,목,팔 등에 통증을 느끼는 직장인들을 위한 퀵마사지숍도 대도시의 지하철역 부근을 중심으로 급속히 증가하고 있다.
하지만 일본에서 뜨는 아이템이라고 해서 무작정 들여오거나 벤치마킹을 하면 국내 현실과 맞지 않아 낭패를 볼 수도 있다. 몇년 전 국내 유수 대기업이 일본에서 히트를 친 쇠고기덮밥 프랜차이즈를 도입한 적이 있지만 2년이 안 돼 폐업하고 말았다. 가격이 비싼데다 일본적인 맛을 내세워 현지화에 실패했기 때문이다.
외국의 사업 아이템을 들여와 성공하기 위해선 철저하게 현지화해야 한다. 특히 외식업의 경우 반드시 한국인 입맛에 맞게 조정하는 게 필요하다. 일본 브랜드를 그대로 도입하는 것도 신중해야 한다. 외국 기업에 많은 로열티를 지불해야 하므로 원가부담이 높아져 시간이 지날수록 경쟁력을 잃을 수 있다. 아이템은 벤치마킹하되 브랜드는 자체적으로 개발하는 것이 유리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가격은 소득 수준에 맞게 적절히 책정해야 한다. 아무리 좋은 제품도 너무 비싸면 우리나라 시장에서 뿌리내리기 어렵다.
최인한 기자 janus@hankyung.com
◆도움말=강병오 FC창업코리아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