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大도약! 2010] 베이비붐 세대 712만명 은퇴 본격화

(6) 고령화 사회 대비하자
이대로 가면 노인 절반이상 빈곤층 전락
강영재 삼성생명 상무의 노후설계 TIP

올해부터 베이비붐 세대들의 은퇴가 본격화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면서 준비 안된 고령화 사회의 대재앙이 예고되고 있다. 강영재 삼성생명 상무(사진)는 "선진국과 달리 우리는 고령화 사회에 무방비 상태"라며 "은퇴자 2명 중 1명이 노후 빈곤층으로 전락할 가능성이 높아 황혼 범죄 등과 같은 사회문제가 심각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아직 고령화 쇼크를 체감하지 못해 노후 준비의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는 사람들이 너무 많다"며 "국가 차원에서 보다 체계적인 대책을 마련해야겠지만,개인들도 매달 은퇴 이전 소득의 80%를 연금으로 받을 수 있도록 젊을 때부터 치밀하게 준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거대 인구집단인 베이비붐 세대(1955~63년생)의 은퇴가 이제 시작됩니다. 고령화 쇼크가 현실화될 것으로 봅니까. "우리의 베이비붐 세대는 712만여명에 달합니다. 고령화 문제가 수면 위로 부상한다는 얘기입니다. 우리나라는 6 · 25동란 때문에 베이비붐 세대가 미국보다 10년,일본보다 20년 정도 늦어져 고령화 쇼크의 실체를 자각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지금 상태로 가면 노인의 절반 이상이 빈곤층으로 추락할 게 분명합니다. "

▼예상되는 문제점들을 좀 더 구체적으로 설명한다면.

"100만명에 달하는 1958년과 1959년생들의 집단 퇴직이 예상되는 2015년부터가 정말 걱정입니다. 게다가 우리나라의 은퇴 시기는 선진국보다 5년이나 빠릅니다. 미국 일본은 통상 60세에 은퇴하지만 우린 55세죠.노후가 더 길다는 얘기입니다. 하지만 제대로 준비를 못해 은퇴 후 평균 9.6년 정도를 일용직 노동으로 버티고 있는 상황입니다. 은퇴 후 일자리를 찾기가 갈수록 힘들어지고 있습니다. "▼개인들의 노후준비에 대한 팁을 몇 가지 제시해 주시죠.

"미국과 일본은 은퇴 후 연금 소득이 이전 소득의 70~80% 수준에 달하지만 우리는 40%에 불과합니다. 개인연금이 다른 나라보다 늦은 1994년에 도입됐기 때문이죠.교육비가 비정상적으로 높다는 점도 한 요인입니다. 미국인과 일본인들의 절반은 직장생활을 시작하자마자 개인연금을 들지만 우린 50대가 돼서야 준비하려고 합니다. 30대와 40대는 지금이라도 바로 준비해야 합니다. 그리고 40대 중 · 후반과 50대 초반의 연령층도 '늦었다는 생각이 들 때가 가장 빠른 때'라는 격언에 따라 당장 실행 계획을 세워야 합니다. "

▼고령화 사회에서 국가는 어떤 노력을 기울여야 할까요. "미국은 은퇴 준비를 도와주기 위해 50대를 상대로 각종 세제 지원을 하고 있습니다. 우리도 적극 검토해야 합니다. 또 노인 일자리 창출을 위한 사회적 합의를 이끌어야 합니다. 정년을 연장하기 위한 임금피크제 같은 제도를 더욱 확산시켜야겠죠.더불어 제2의 인생을 맞은 노인을 위한 평생 교육 프로그램도 마련해야 합니다. 하지만 국가에 노후를 맡기는 것이 점점 힘들어질 겁니다. 고령화에 따른 복지비 지출이 눈덩이처럼 불어나 재정적자에 허덕일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죠.결국 개인들이 미리 준비하지 않으면 곤경에 빠지게 됩니다. 은퇴가 행복이 될지,대재앙이 될지는 결국 개인의 준비에 달려 있습니다. "

▼노후 생활을 위해 필요한 자금은 어느 정도.

"통상 은퇴 직전 소득의 70~80% 정도가 있어야 안정적인 노후 생활이 가능합니다. 중산층의 경우 월 200만~300만원이 필요하다는 계산이 나옵니다. 하지만 우리는 자산에서 부동산 비중이 70%에 이를 정도로 편중돼 있습니다. 미국인들은 은퇴 시기가 다가오면 작은 집으로 이사를 갑니다. 노후에 필요한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서죠.부동산을 토대로 연금을 탈 수 있는 역모기지를 적극 활용해야 합니다. 뒤늦게 안정적인 연금 비중을 확대하려는 움직임도 눈에 띕니다. 최근 목돈을 들고 와서 '즉시 연금'에 가입하는 60대나 70대가 많습니다. 보통 억단위 돈을 맡기고 수명을 다할 때까지 매달 연금을 받으려고 하는 것이죠.작년 12월에만 삼성생명 즉시연금 가입이 185건(412억원)에 달했습니다. "▼노후 재무설계는 어떻게 준비해야 할까요.

"수명이 갈수록 길어져 퇴직 후에도 20~30년을 살아야 하는데 자산을 한 군데 올인하면 상황에 따라 노후 대책이 한순간에 무너질 수도 있습니다. 자산을 부동산,펀드,예금,연금 등으로 골고루 나누는 것이 중요합니다. 부동산,연금,금융자산을 3분의 1씩 가져가는 것이 좋습니다. 70대가 되면 연금 비중을 더 높여야 합니다. 퇴직금으로 제2의 창업을 하는 이들도 많습니다. 철저한 사전 준비가 없으면 실패하기 십상입니다. 젊었을 때는 회복할 수 있지만 노후엔 회복이 안된다는 점을 염두에 둬야 합니다. "

글=조진형 기자 u2@hankyung.com

사진=김영우 기자 youngw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