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 멋쟁이 3대 필수품 '무스탕·모피·어그부츠'

●10년만에 돌아온 무스탕
토끼털 부착…디자인 산뜻해져
●젊은 모피족 급증
재고 동나 백화점 물량 확보 비상
●어그부츠 전성시대
남성·30~40대 여성으로 수요 확산

폭설과 맹추위 속에 모피,무스탕,어그부츠가 올 겨울시즌 3대 패션 아이템으로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백화점마다 모피 행사장에는 고객들로 발 디딜 틈이 없다. 10년 전 유행했던 양털의류 '무스탕'은 10~20대 사이에서 인기몰이 중이고,어그부츠(UGG Boots)는 연령 구분 없이 대유행이다. 이에 따라 백화점들은 새해 정기세일 매출이 전년 대비 30% 이상씩 신장하고 있다.

◆젊은층이 더 찾는 모피지난 8일부터 모피대전을 열고 있는 현대백화점 무역센터점 10층 대형 행사장에는 30~60대 여성들로 매장 안은 발디딜 틈 없는 진풍경을 연출했다. 진열행거 120~150개를 놓고,첫날 올린 매출만 4억원에 달했다. 모피업체 진도에프앤의 경우 모피 브랜드 '진도'와 '엘페'의 매출(10~12월)이 전년 동기 대비 각각 65%,44% 신장했다.

모피업체들은 이번 시즌이 모피제품을 구입하는 '적기'라고 귀띔한다. 오는 7월 신제품부터 가격이 20% 이상 오를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국내는 물론 중국,유럽 등 전 세계에 몰아친 한파로 모피 수요가 급증해 지난달 덴마크 코펜하겐 옥션(유럽 원피 경매시장)에서 원피 거래가격이 3개월 전보다 40%가량 올랐다.

◆10년 만에 부활한 무스탕'무스탕'도 10~20대 젊은층의 인기 아이템으로 부활했다. 무스탕은 생후 6개월~1년 된 양의 털을 깎은 뒤 가죽 안팎을 뒤집어 만든 의류다. 무겁고 둔탁한 '아줌마 스타일'의 디자인이 아니라 양가죽이나 인조가죽으로 만든 라이더 재킷 내부에 토끼털이나 양털을 부착해 디자인이 젊어지고 가벼워졌다.

롯데백화점에선 겨울시즌에 맞춰 준비한 무스탕 물량의 70~80%가 이미 나갔다. 특히 인기 시트콤 '지붕 뚫고 하이킥'에서 탤런트 황정음이 입고 나온 영캐주얼 브랜드 '탑걸' 제품은 1000벌 가까이 팔렸다. 영캐주얼 브랜드 '스위트숲'이 내놓은 4만9000원짜리 저가 무스탕도 올 겨울시즌 신세계백화점 매장마다 1000~2000벌씩 판매됐을 정도다.

◆어그부츠 거리 점령대표적 브랜드인 '어그 오스트레일리아'를 따 '어그부츠'로 통용되는 양털부츠(겉은 양가죽,속은 양털로 구성)는 가볍고 보온성이 우수해 유난히 추운 올 겨울 폭발적인 인기를 끌었다. 롯데백화점은 이번 시즌에 '어그 오스트레일리아''베어 파우''이뮤' 등 양털부츠 브랜드들의 매장을 별도로 마련해 76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지난해 단기 행사로 운영해 매출이 1억원에 그친 것과는 비교가 안 될 만큼 뜨거운 반응이다.

멀티슈즈숍 ABC마트에서도 폭설이 내린 지난 4일 이후 '어그 오스트레일리아'와 '티모시' 양털부츠가 동났다. 박지희 ABC마트 매니저는 "전년 대비 매출이 200% 이상 급증했다"며 "20대 젊은층에만 집중되던 양털부츠 수요가 20대 남성과 30~40대 여성까지 확대됐다"고 말했다. 오픈마켓 G마켓에선 3만원 이하인 저가 제품을 중심으로 양털부츠 판매량(지난해 11월~현재)이 전년 대비 150% 올랐다. 본격적인 맹추위가 시작된 지난달 18~25일엔 11만여켤레가 팔려나갔다.

안상미/강유현 기자 saram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