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만원 넘는 보청기 중에도 불량품 많아

[한경닷컴]
100만원을 넘는 고가의 보청기가 스피커의 주파수 범위가 정상범위를 벗어나 소리가 울리는 불량품인 것으로 조사됐다.

식품의약품안전청과 소비자시민모임은 21일 서울 방배동 의료기기산업협회에서 공동기자회견을 열고 지난해 10월부터 올해 초까지 인터넷몰과 보청기판매점에서 판매된 보청기 15개 제품을 점검한 결과,4개가 주파수 범위 등 성능기준에서 미달돼 부적합 판정을 받았다고 밝혔다.무허가 제품도 1건 적발됐다.

성능미달 제품으로 조사된 국산품인 세기스타의 ‘SG P2’와 포낙코리아의 ‘Una HS’는 125만원 안팎의 고가에 판매되고 있다.이밖에 젠텍인터내셔날이 수입한 중국산(UP-64XX,35만원)과 태양메디텍의 싱가포르산(Electone tango 2sp,48만원)이 부적합 판정을 받았다.

식약청은 이들 제품이 2004년부터 지난해까지 9000여개가 판매된 것으로 파악하고,제조·수입업체에게 해당 제품을 소비자로부터 전부 환수해 수리하거나 교환하도록 하는 한편 행정조치도 병행할 계획이다.이들 제품은 전기·기계 및 전자파 안정성은 적합했으나 스피커나 증폭기 부품 교체 등 수리가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부적합 제품을 사용할 경우 소리가 작아지거나 변형돼 들릴 수 있는 문제가 생긴다.

또 무허가 제품은 인터넷몰 ‘큐티몰’에서 판매된 보청기(F-138)로 지난달 판매업체는 고발조치됐고 제품은 압류·폐기됐다다.자세한 적발내용은 식약청과 소시모,해당업체의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이와함께 G마켓,롯데닷컴,인터파크,신세계몰 등 4개 온라인몰에서 판매되는 6개 제품 중 5개는 구입 전 청력측정검사를 해야 한다는 안내를 하지 않았다.김재옥 소비자시민모임 회장은 “스피커 작동에 문제가 있으면 청력을 해칠 수 있다는 점에서 안정성이 문제가 된다”며 “보청기 판매가격이 7만5000원부터 600만원대까지 다양한데 고가 제품은 절반이 유통비에 해당해 가격 거품이 많은 편”이라고 말했다.

송재진 분당서울대병원 이비인후과 교수는 “성능이 부적합한 제품을 사용하면 내용이 잘 들리지 않은 채 소리만 시끄럽게 울리거나 귀가 먹먹해질 수 있다”며 “보청기 구입 전에 의료기관에서 반드시 청력검사를 받은 뒤 본인에게 적합한 제품을 구입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김정은 기자 likesmil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