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차르트 걸작 오페라 '이도메네오' 서울 첫선

24일까지 서울 예술의전당서 공연
모차르트가 가장 사랑했던 오페라 '이도메네오'가 21일부터 24일까지 서울 예술의전당 오페라 극장에서 국내 초연된다. 국립오페라단이 무대에 올린 '이도메네오'는 모차르트가 남긴 22편의 오페라 중 걸작으로 꼽히지만 내용이 무겁고 연주가 까다로워 국내에서 공연되지 못했다.

신화나 영웅담을 소재로 엄숙한 분위기로 이끄는 오페라 장르 중 하나인 '오페라 세리아'의 대표격으로 희극적 요소를 강조하는 '오페라 부파'나 기교와 서정미가 두드러지는 '벨 칸토 오페라' 등 국내에서 자주 공연되는 오페라와는 성격이 다르다. 연출을 맡은 이소영 국립오페라단 예술감독은 "오페라 세리아는 모차르트 오페라의 진가를 보여줄 수 있는 장르"라며 "이런 작품을 국내에 처음으로 선보이게 돼 기쁘다"고 말했다. 크레타의 왕 이도메네오가 아들 이다만테를 지키기 위해 바다의 신 넵튠의 뜻을 거역하면서 겪는 고난과 이다만테,트로이의 왕녀 일리아,아가멤논의 딸 엘레트라 등의 애증관계를 그린다. 극본의 탄탄한 짜임새와 뚜렷한 주제의식이 돋보이는 작품으로 특히 웅장한 무대와 중창 아리아의 매력이 돋보인다.

스태프와 출연진 역시 화려하다. 반주는 마에스트로 정명훈이 지휘하는 서울시립교향악단이 맡는다. 그는 "국내 단체가 제작한 오페라를 지휘하는 것은 처음"이라며 "20년 전 피렌체에서 처음 지휘한 '이도메네오'는 내가 특히 사랑하는 작품"이라고 설명했다. 세계 최고의 오페라 무대로 꼽히는 라 스칼라 오페라 극장의 음악코치 제임스 본도 이번 무대에 가세했다.

이도메네오 역은 유럽 무대에서 활동하고 있는 테너 김재형,일리아 역은 '모차르트 스페셜리스트'로 불리는 소프라노 임선혜가 각각 맡았다. 또 다른 모차르트 전문 소프라노 헬렌 권은 엘레트라 역을 연기한다. 2009년 메트로폴리탄 콩쿠르에서 우승한 테너 이성은은 이도메네오 역에 더블 캐스팅됐다. 이다만테 역은 메조 소프라노 양송미가 맡아 '바지역할(남성의 고음을 여성 가수가 대신 하는 것)'을 한다. (02)586-5282

김주완 기자 kjw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