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로그뉴스] 수입차 점유율 왜 5%도 안되나

작년 국내에서 판매된 승용차의 95% 이상은 '국산차'였습니다. 역으로 수입차의 입지가 그만큼 좁은 셈입니다.

수입차협회가 최근 2009년 판매대수를 집계해보니,수입차 점유율이 4.94%에 그쳤습니다. '점유율 5% 미만'은 충격적인 수치입니다.작년 수입차 판대대수는 총 6만993대였습니다. 전 년 판매량이 6만1648대였으니,1년간 1.1%가 감소했지요. 점유율이 전 년보다 떨어진 것은 외환위기 이후 처음입니다.

수입차는 2007년만 해도 5만3300여 대가 팔려 점유율 5.13%를 기록했고,2008년엔 6만1600여 대로 6.04%의 최고 점유율을 보였습니다. 그런데 작년에 4%대로 곤두박질친 것입니다.

가장 큰 이유는 아이러니하게도 '국산차가 잘 팔렸기 때문'입니다. 정부의 노후차 세제지원 효과로,국산차가 전년 대비 20.7% 신장한 139만3900여 대 팔렸죠.노후차 세제지원을 받은 사람들이 대부분 수입차 대신 국산차를 선택한 결과입니다. 10년 이상 된 차를 끌던 사람들은 아무래도 차값이 저렴한 국산차로 눈을 돌렸겠지요.

다만 보다 근본적인 문제는 수입차 업계가 스스로 안고 있습니다.

5%이든 7%이든,수입차 점유율이 이처럼 낮은 곳은 한국이 유일합니다. 벤츠 BMW 도요타 GM 등 해외 유명 브랜드 대부분이 진출해 있는 상황에서 말입니다. 국산차가 그만큼 탁월한 경쟁력을 갖췄다고 믿는 사람은 별로 없을 겁니다.수입차는 1987년 시장 개방 이후 '고가 정책'을 유지해 왔습니다. 좋게 표현하자면 브랜드 이미지 고급화 전략이지만,다른 말로 비싸게 판 겁니다.

'수입차=고급차=비싼 차'란 인식을 심어주게 됐지요. 대중화를 스스로 막는 결과를 초래하게 됐습니다. 수입차 업계의 이같은 마케팅 전략은 지금도 크게 바뀌지 않은 듯합니다.

내수 시장에서 현대·기아차의 점유율은 작년 기준 80%에 달했습니다. 올해 공격적인 마케팅을 펼쳐 87%까지 늘리겠다고 합니다. 문제는 이 과정에서 GM대우와 르노삼성,쌍용차 등 다른 국산차 뿐만 아니라 수입차 역시 지나치게 위축될 수밖에 없다는 겁니다. 소비자 선택의 폭이 더욱 좁아지게 되겠죠.

현대·기아차 못지 않게,수입차를 포함한 다른 업체들의 선전을 기대합니다. 그러려면 가격을 좀더 낮춰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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