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 급락, 4주 만에 최저치…1142.2원(-9.3원)


원달러 환율이 17일 거래에서 10원 가까이 급락하며 지난달 21일 이후 약 4주 만에 최저치로 떨어졌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거래일보다 9.5원(0.85%) 급락한 1142.2원을 기록했다. 미국 제조업지표가 개선되는 등 경기회복 기대감이 확산되자 밤사이 열린 뉴욕증시는 1% 이상 상승했다. 이에 간밤 역외거래에서 1147원선으로 밀린 원달러 환율은 지난밤 그리스 재정적자 문제로 위축됐던 투자심리가 회복되고 유로화가 반등세를 보이자 장 초반부터 공격적인 하락시도를 펼쳤다.

이날 원달러 환율은 개장 직후 전날보다 5.5원 하락한 1146원으로 거래를 시작한 뒤 역내외 달러 매도 공세로 개장 15분 만에 1142원까지 밀렸다. 이후 외환당국의 개입 경계감과 저가 결제수요가 나오면서 추가 하락이 제한되며 1143원대에서 혼조세를 보이며 오전장을 마감했다.

한 시중은행의 외환딜러는 "밤사이 역외시장에서 1150원이 무너지면서 개장 직후 내리치는 움직임이 많았지만, 1142~1143원대에서 역외세력의 매수세가 나오면서 하락세가 주춤했다"고 말했다.점심시간까지 1142원대에서 추가 하락이 막혔던 원달러 환율은 오후 들어 코스피지수가 1.65%까지 오름폭을 늘리고 유로달러가 1.377달러대로 소폭 상승하자 추가 하락을 시도하기도 했다. 여기에 전자업체 등의 네고물량까지 실리면서 환율은 1141원까지 미끄러지며 장중 저점을 형성하기도 했으나, 결제 수요가 꾸준히 나오면서 1142원대에서 추가 하락은 막혔다.

이날 외환당국은 1140원대 초반에서 미세조정(스무딩 오퍼레이션)을 통해 환율 하락 속도 조절에 개입한 것으로 추정됐다. 정부는 이날 오후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업무보고 자료에서 시장에서의 환율 움직임을 최대한 존중하되 쏠림에 의한 환율 급등락에는 안정조치를 시행할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한 외환딜러는 "오후장에서 외환당국의 스무딩과 역외세력이 팽팽하게 맞서며 1140원대 초반에서 추가 하락이 막혔다"고 말했다. 이 딜러는 최근의 환율 급락세에 대해 "환율 하락추세 재개로 봐야할 것 같다"며 "다만 그 폭과 속도는 완만할 것 같다"고 덧붙였다.다른 외환딜러는 "환율이 하락추세로 돌아섰다고 보기에는 좀 더 지켜봐야 할 것 같다"며 "특히 오늘 오후장 같은 경우는 움직임이 좁아서 방향을 어떻게 잡아야할지 애매했다"고 말했다.

이날 주식시장은 환율 하락을 크게 이끌었다. 코스피지수는 전거래일보다 26.38p(1.65%) 급등한 1627.43을 기록했으며, 코스닥지수는 전날보다 6.21p(1.22%) 상승한 515.16을 나타냈다. 외국인투자자들은 이날 국내 증시에서 3713억원어치의 주식을 순매수, 환율 하락에 무게를 실었다.

한경닷컴 김은영 기자 mellis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