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기술투자 살리기' 23개 벤쳐 대표들 힘 보탠다
입력
수정
일본계 투자회사 SBI홀딩스국내 최초의 벤처캐피털인 한국기술투자(KTIC)를 둘러싼 경영권 분쟁이 새로운 국면을 맞고 있다. 벤처업계가 KTIC에 대한 일본계 투자회사인 SBI코리아홀딩스의 적대적 인수합병(M&A) 시도에 우려를 공식표명한 데다 서갑수 KTIC 회장 측도 우호세력 결집에 나서고 있기 때문이다.
적대적 M&A시도에 "우려"
조현정 비트컴퓨터 대표,김동진 카스 대표,이찬진 드림위즈 대표,박치민 터보테크 등 23개 벤처기업 대표들은 24일 '한국기술투자의 현 사태에 대한 우리의 입장'이란 성명서를 발표했다. 이들은 성명서에서 "국내 대표적인 토종벤처캐피털이 이유 여하를 막론하고 우호적인 투자자로 영입했던 SBI홀딩스와 경영권 분쟁을 겪는 상황은 안타까울 따름이고,벤처캐피털 및 벤처 업계에도 누가 될까 우려된다"고 밝혔다. 이들은 이어 "양측이 원만하고 현명한 합의를 통해 소모적인 적대적 경영권분쟁상태를 즉각 중단하고,KTIC의 경영정상화가 하루빨리 이뤄지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SBI코리아홀딩스는 지난해 말 KTIC에 대한 적대적 M&A를 선언한 데 이어 오는 3월 중순께 표대결을 통해 경영권을 장악하겠다는 의사를 분명히 하고 있다. SBI코리아홀딩스는 KTIC의 지주회사인 KTIC홀딩스 지분 60%를 보유하고 있으며,장내 매입 등을 통해 KTIC 지분 25%를 확보한 최대주주이기도 하다.
이에 앞서 벤처투자회사인 유비퀀텀홀딩스는 지난 18일 KTIC홀딩스와 SBI코리아홀딩스,다카하시 요시미 SBI코리아홀딩스 대표 등이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이하 자본시장법)'을 위반했다며 금융감독원에 진정서를 냈다. 이 회사는 "피신청인들이 KTIC 주식을 5% 이상 취득한 후 공시해야 하는 의무를 저버렸고,허위정보 유출 등으로 KTIC 주가를 하락시킨 후 주식을 매집한 의혹이 있다"고 주장했다.
서 회장 측도 벤처업계 내 우호세력을 결집하면서 반격에 나서고 있다. 서 회장은 "SBI 측이 확보한 KTIC 지분은 적법한 절차를 무시한 것인 만큼 현재 금감원 등을 통해 의결권 제한을 추진하고 있다"며 "이와 별도로 우호세력을 모아 SBI 측보다 많은 지분을 확보할 자신이 있다"고 말했다.
손성태 기자 mrhan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