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SKT의 요금제 변경, 통신료 합리화 계기 삼아야

SK텔레콤이 내달 1일부터 휴대전화 음성통화 요금을 초 단위로 부과하는 '초단위 과금체계'를 적용한다고 밝혔다. 10초 단위로 18원을 부과하던 종전 요금 대신 초당 1.8원을 부과하겠다는 것이다. 그동안 소비자단체들은 이동통신사들이 10초 단위 과금제를 채택해 11초를 쓰든 19초를 쓰든 20초 기준의 요금을 적용해 연간 수천억원대의 '낙전수입'을 얻는다고 비난해왔는데, SK텔레콤이 처음 이 관행을 바로잡은 셈이다.

SK텔레콤의 요금 체계 변경은 이유야 어쨌든 통신요금 체계 합리화의 일환으로 소비자 부담을 덜게 됐다는 점에서 반길 만한 일이다. 사실 국내 이동통신 요금 체계를 들여다 보면 아직도 개선(改善)될 부분이 한두 가지가 아니다. 통신사마다 엄청난 마케팅 비용을 대부분 단말기 구입 보조금으로 쓰다 보니 고객을 위한 서비스 개선이나 요금 인하에는 상대적으로 인색한 게 현실이다. 특히 최근 스마트폰의 등장으로 '공짜폰'이 다시 급증, 이런 현상을 더욱 부추기고 있다. 이렇다 보니 한국 휴대폰 요금이 통화량이 비슷한 주요 15개국 가운데 가장 비싸다느니, 우리나라 가계 지출 중 통신비 비중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가장 높다느니 하는 이야기가 나오는 것이다. 물론 이렇게 된 데는 정부의 책임도 없다고 할 수는 없다. 통신사업에 막대한 인프라 투자비가 들어가는 것을 감안, 상대적으로 높은 요금과 보조금 지급 정책을 정부가 인정해왔던 측면도 있기 때문이다.

그렇긴 하지만 지금의 휴대폰 요금 체계는 분명 정상이라고 보기는 힘들다. 그런 점에서 업계는 통신요금 인하에 보다 적극 나서야 할 것이다. 우선 KT와 LG텔레콤도 SK텔레콤처럼 '초단위 과금체계'를 속히 적용하고 발신번호 표시 서비스 무료화도 어서 도입해야 한다. 당장 수익은 줄어들겠지만 이들은 후발사업자라는 이유만으로 시장에서 마땅히 취해야 할 책임을 회피해서는 안된다. 대신 스마트폰 보급으로 통신환경이 급변하고 있는 점을 감안, 음성통화 이외 분야에서 다양한 수익원 발굴에 나서야 한다고 본다. SK텔레콤의 휴대전화 요금제 변경이 통신요금 체제 합리화의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