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금강산 관광 재개 안하면 특단조치"

내달 1일까지 시한 못 박아
"신변안전 합의서 보강하겠다"
폐쇄보단 남측 압박용 분석
북한이 25일 금강산지구 남측 부동산 조사에 응한 현대아산과 투자업체 관계자들에게 "4월 1일까지 관광재개를 하지 않으면 관광총국이 특단의 조치를 취할 것"이라는 입장을 전달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방북했던 투자업체 관계자에 따르면 이번 조사는 관광재개를 이끌어 내기 위한 압박용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것으로 보여 향후 조사결과에 따른 북측 조치에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이날 방북 후 돌아온 최요식 금강산지구기업협의회 수석부회장은 "북한의 명승지개발지도국의 이경진 과장이 '4월 1일까지 관광이 재개되지 않으면 특단의 조치를 취할 것'이라는 말을 했다"고 밝혔다. 북측의 이 과장은 "이번 조사는 관광중단을 장기화하고 있는데 따른 조사다. 관광재개를 위한 목적이 있다. 4월 1일까지 남측이 응하지 않으면 특단의 조치를 내리겠다. 특단의 조치는 관광총국에서 내린다. 특단의 조치가 어떤 것인지는 나도 모르겠다"는 말을 했다고 최 부회장은 전했다. 최 부회장은 또 "명승지개발지도국 관계자가 남측의 관광객 신변안전을 위해 합의서를 보강할 수 있다고 말했다"고 밝혔다. 다수의 참석자들은 설명회 분위기가 강압적이지는 않았다고 전해 북한이 강온 양면작전을 구사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앞서 북한은 26일에는 관광공사 소유 부동산을,27~28일엔 현대아산 소유 부동산,29~30일엔 기타 투자업체 소유 부동산에 대해 각각 조사할 방침이라고 이날 통보했다. 북한이 당초 25일 하루 동안 진행키로 했던 조사를 5일로 늘린 것은 금강산 관광사업을 당장 폐쇄하기 보다는 우리 정부를 압박하기 위한 것으로 분석된다. 경제난으로 한푼이 아쉬운 북한이 연간 3000만달러를 벌어들이는 금강산 관광을 쉽게 포기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이다. 이조원 중앙대 교수는 "금강산 관광은 김정일 위원장의 치적"이라며 "시설 폐쇄라는 초강경 카드 대신 우리 정부의 후속 대응을 지켜보며 압박수위를 조절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한편 우리 정부는 북한이 정부 소유의 '이산가족 상봉 면회소'를 조사하겠다고 밝힌데 대해 북한의 소집 요구에 불응한다는 방침이어서 북한이 예고한 대로 면회소 몰수 조치를 취할 경우 남북간 갈등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장성호 기자 ja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