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강 권력 경기관찰사의 삶을 보다

경기도 박물관, 유물 등 200점 전시
조선시대 지방행정의 최고 책임자는 관찰사(감사)였다. 관찰사는 국왕을 대신해 군사 · 행정 · 감찰 · 사법권을 행사했으므로 관할 지역 내에선 거의 절대적인 권력자였다.

그 중에서도 꽃은 경기관찰사였다. 왕실과 중앙정부가 있는 도읍을 둘러싼 지역인 데다 임금이 수시로 불러들여 명을 내릴 만큼 권력과 가까웠기 때문이다. 경기 지역은 국정의 시험대이기도 했다. 중종이 1540년 임백령(?~1546)을 경기관찰사에 임명하면서 내린 교지에서 "기전(畿甸 · 경기)의 정치가 잘되고 못됨은 나라 전체의 무게와 관계된다"고 했던 것은 이런 까닭이다. 경기도박물관(관장 조유전)이 지난 27일 개막한 '조선 정치의 중심에 서다-경기관찰사' 기획전은 경기관찰사를 통해 조선시대 경기도의 정치와 행정을 이해할 수 있는 자리다. '경기감영도''동여비고''채제공 초상''박문수 초상' 등 6점의 보물을 비롯해 200여 점의 유물과 관련 자료를 볼 수 있다. 이 중 '경기감영도'는 경기감영을 그린 유일한 자료다.

전시는 4개 소주제로 나뉜다. 1부 '경기관찰사에 부임하다'에서는 조선시대 경기도의 성립과 영역,관찰사의 임명과 부임 과정을 보여준다. 2부는 지금의 서울 적십자병원 자리에 있던 경기감영과 주변 모습,경기감영의 변천사를 소개하는 내용.3부에서는 행정 · 사법 · 군사 등 경기관찰사의 업무를 살피고,4부 '기백열전'에서는 채제공을 비롯한 역대 경기도백들의 초상화와 저서,작품,친필 등을 전시한다.

역대 경기도관찰사는 1393년 경기좌도 · 경기우도 안렴사(관찰사)로 각각 임명된 장자충과 임구부터 1908년에 임명된 김사묵까지 644명에 달했다. 평균 재임 기간은 0.8년에 불과했다. 권한이 막강한 만큼 임기를 1년으로 못박았으나 그마저도 채우지 못했다. 전시는 5월23일까지 열린다. (031)288-5428

서화동 기자 firebo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