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수에게 듣는다] 조민희 팀장 "5억~20억 가진 은퇴자, 역세권 오피스텔 노려라"

조민희 기업은행 마포지점 PB
정기예금 보다 높은 수익률…마포 공덕역 주변 등 유망
주택구입 미룬 30대 직장인, 자금 절반은 펀드가입 해둘만

최근 저금리 추세가 계속되면서 재테크 전략도 저금리 추세에 맞게 바꿔야 한다는 지적이 많다. 경제 상황도 여전히 불확실하고 부동산 시장도 침체돼 있기 때문에 우선은 안정성을 추구해야 한다는 이유에서다.

기업은행 조민희 마포지점 PB팀장은 "이럴 때일수록 기본에 충실하는 게 낫다"고 말했다. 조 팀장은 어느 정도 자산을 가진 은퇴자와 30~40대 직장인들로 나눠 맞춤형 투자전략을 제시했다. 은퇴자에게는 정기예금에 비해 수익률이 높은 역세권에 위치한 소형 오피스텔을 추천했다. 매달 꾸준한 소득을 올리는 30~40대 직장인들에게는 자산의 50%를 펀드에 투자하는 전략이 유효하다고 조언했다.

◆은퇴자,예금보다 오피스텔

5억~20억원의 자산을 가진 은퇴자들은 요즘 연 3%대로 낮아진 정기예금 금리만으로는 예전의 수익률을 얻을 수 없다. 60대 이상의 고령자들은 최근 금융위기 때 펀드의 위험성을 절감했던 터라 채권과 같은 비교적 안전한 금융상품도 꺼리는 상황이다. 조 팀장은 이런 사람들에게 월세를 받을 수 있는 임대형 오피스텔을 권했다. 주변에 사무실이 많이 밀집해 있는 역세권은 미혼 직장인들이 선호하는 지역이고,일반 회사가 사무실로 활용할 수도 있다.

서울 마포구 공덕역 주변 오피스텔의 경우 15평형 시세가 1억6000만~2억원 수준이며,500만원 보증금에 월세 85만원 정도를 받을 수 있다.

또 1억2000만원 수준의 오피스텔은 500만원 보증금에 40만~50만원의 월세를 받을 수 있어 가까운 신촌 지역의 원룸(보증금 500만원,월세 30만~50만원)에 크게 뒤지지 않는다. 임대형 부동산은 연 7~10%의 수익률로 유지 보수비와 임대소득세를 제외하면 은행 정기예금에 비해 1.5배 수익을 얻을 수 있다. 조 팀장은 10억원 정도의 현금성 자산을 보유하고 있다면 이런 오피스텔을 5채 정도 사서 임대사업자 등록을 하면 임대소득세와 유지수선비를 제외하더라도 정기예금보다 높은 수입을 거둘 수 있다고 설명했다. 2억원을 정기예금에 가입하면 월 56만원 정도만 손에 쥘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공덕역 주변은 상암 업무지구와 여의도,용산 등이 인접해 직장인들이나 사무실 수요가 앞으로도 많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자산가치 상승도 기대할 수 있다.

상속을 염두에 둔다면 상속세는 기준가격(실거래가의 70~80%)이거나 6개월 이내에 매매가 있을 때에는 실거래가로 책정되기 때문에 구입과 동시에 미리 상속해 두는 게 좋다. 은퇴자들 중 그래도 펀드를 선호하는 사람은 적립식으로 2~3년간 장기 불입하는 게 좋다. 펀드에 투자하고 싶은 돈이 1억원이라면 매주 75만~100만원씩 불입하면 된다. 이렇게 하면 주가 변동성이 크더라도 장기적으론 안정적인 수익을 낼 수 있다. 보통 나이 많은 사람들은 펀드에 불입할 때 '한 방에 넣는 게' 문제라는 게 조 팀장의 설명이다.

◆직장인,여전히 50%는 편드

최근 20~30대 직장인들은 주택을 구입할 생각이 있느냐,없느냐에 따라 다른 전략을 세워야 한다. 주택을 구입하지 않고 전세나 월세로 살겠다고 생각한다면 목돈이 필요 없기 때문에 5년 이상 묻어둔다는 생각을 해야 한다.

조 팀장은 이런 사람들의 경우 보유 자금의 절반을 금리가 낮더라도 안정적인 은행 정기예금이나 채권에 넣어 두는 게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특히 채권은 정기예금보다 금리가 0.5~1.0%포인트 높기 때문에 신용등급 AAA의 안정적인 회사채나 국채 등에 투자한다면 더 많은 수익을 올릴 수 있다. 나머지 절반은 수익성을 위해 펀드에 투자하는 게 좋다는 게 조 팀장의 추천이다. 단,펀드에 투자한다고 해서 무조건 장기투자할 것이 아니라 펀드 수익률이 25~30%에 도달했을 때 일단 한번 환매하는 게 좋다. 조 팀장은 "증시가 2~3년 주기로 올랐다가 내렸다 하기 때문에 오랜 기간 묻어두는 게 항상 좋은 결과를 가져오는 것은 아니다"고 밝혔다.

집을 구입할 생각이 있고 1억~2억원 정도의 자산을 갖고 있는 직장인이라면 펀드 비중을 20% 정도로 낮추고 나머지를 채권이나 예금 등 현금성 자산으로 구성하는 게 좋다. 언제 주택을 구입할 적기가 올지 모르기 때문에 그에 대비하기 위해서다.

조 팀장은 "직장인들도 펀드에 목돈을 한꺼번에 투자하는 것보다는 적립식으로 투자하는 게 좀 더 안전하다"고 조언했다.

장기적으로 목돈을 마련하고 싶은 사람은 원금보장이 되는 변액연금을 선택할 수 있다. 변액연금은 최소 5년을 납입하고 5년을 거치해야 한다. 가입 후 10년까지 해지하지 않으면 비과세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지급 형태는 일시불이나 연금형식 둘 다 가능하다.

변액연금보다 리스크는 크지만 수익성을 추구한다면 변액유니버셜보험도 생각해 볼 만하다. 변액유니버셜보험은 성장형 펀드와 비슷하게 70% 이상을 주식에 투자하는 상품이다. 10년이 지나면 비과세 된다는 게 펀드와의 차이점이다. 한때 판매 금융사들이 손실 가능성을 제대로 설명하지 않아 사회적 물의를 일으키기도 했지만 리스크가 크다는 점을 사전에 인식하고 있다면 선택의 대상에 포함시켜 고려할 수 있는 상품이다.

정재형 기자 jjh@hankyung.com